나의 이야기

영화 海街 Diary / 다정도 병

검하객 2015. 12. 25. 01:26

 그야말로 망중한의 영화 관람, 건국대 안에 있는 KU씨네마테크. 세상에 태어나 극장에 가본 횟수도 두 손 두 발로 꼽을 수 있을 정도지만, 극장에서 일본 영화를 본 것은 그중에서도 처음이다. 시끄럽거나 요란스럽지 않으면서 정제된 영상과 대사로, 뭐랄까 일본적 서정성이 짙은 영화라 할까! 서정적 환상이 짙은 영화랄까! 배경은 가마쿠라, 마을의 기차역은 極樂寺驛,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스즈를 만난 곳은 야마가타. 15년 전에 바람이 나 집을 나가 죽은 아버지는 '多情도 病'의 남자, 큰 언니 사치(아야세 하루까)는 가정불화로 어린시절을 잃어버렸지만 의연하게 집과 동생들을 지키는 간호사, 둘째 요시노는 맥주와 남자를 좋아하지만 맨날 남자에게 차이는 말괄량이 은행원, 셋째 치카는 낚시를 좋아하는 스포츠의류 상점의 점원이다. 아버지가 남긴 동생 스즈는 아버지의 외도로 태어난, 하지만 엄마가 죽고 의붓 엄마와 살았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돌연 혼자가 된, 역시 어린시절을 잃어 속이 깊은, 축구를 좋아하는, 자기 존재만으로 사람들에게 슬픔을 준다고 생각하는 귀여운 여중생. 정원과 마루와 매화나무와 할아버지 할머니 때부터의 많은 추억이 있는 2층 집, 매실주, 잔멸치덮밥, 전갱이튀김 등등. 가마쿠라는 요코하마 남쪽의 해변 도시이고, 야마가타는 후쿠시마의 북쪽 센다이의 서쪽에 있는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