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기론(理氣論)에 대한 이해

검하객 2017. 8. 20. 15:37

 

  어제 어머니 생신을 맞아 외조부모 산소와 외가집 어른들을 찾아 인사를 드리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동생과, '마음과 재화'의 관계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런 말을 했다. "마음은 자기 혼자 움직이지 못한다. 재화에 실린 뒤에야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을 강조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마음을 태우는 '재화'가 곧 마음을 나타내는 지표인 것이다." 물질 만능 사고인가? 하지만 그 원리는 "토대가 상부구조를 결정한다."는 맑스 이론의 출발점도 여기에 있는 거 아닐까. 이렇게 말해놓고 나니, 이를 이기론에 대입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시대 중기 유학자들은 理와 氣의 관계에 대해 논쟁을 벌였는데, 복잡한 과정과 내용이나 다 알 바 없지만, 요점은 이렇다. "理發氣隨", 이가 발동하면 기가 따른다는 것이 주리론의 핵시 논지이다. "氣發理乘", 氣가 발동하면 이가 그 위에 탄다는 것이 주기론의 요점이다. 전문가들이 보기엔 지나친 단순화이겠지만, 내 생각은 마음과 재화를 각각 理와 氣의 자리에 놓아보자는 것이다. 재화가 발동하면 마음이 그것을 탄다, 그러니 재화가 가치가 곧 마음의 가치이다, 이것이 내 생각이고, 이는 주기론에 가깝다. 원리를 따지자면 마르크스의 생각도 이런 거 아닐까!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은 거의 가치가 없다는 것인가? 그건 특별한 경우(시간과 장소와 관계의 제한)에만 즉용되는 특수한 상황이다. 안타깝지만 보통의 경우,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인간 영혼의 고귀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가?" 음, 주제가 너무 나갔다, 하지만 이 또한 특수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주기론자이고, 구체적인 지식은 없지만 내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술과 생산, 재화의 유통, 자본의 축적과 재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