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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둘, 시인의 죽음

검하객 2018. 10. 4. 13:10

어제 밤 소원이 시 한 수를 톡으로 보내왔다. 문득 이 시가 생각났다나! 海子(1964~1989)가 지은, 제목은 「面朝大海 春暖開花」이다. 풀면 "바닷가, 봄볕이 따스하니 꽃이 피네" 정도. 찾아보니 25살에 철도에서 자살했다. 오늘 시인 허수경이 독일에서 죽었단다. 한 번 본 적도 없다. 곁눈만 주었을 뿐 그의 시를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 특별한 인연이랄 게 없는 사람. 헌데 나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시를 쓰다가 죽었다니, 어쩐지 남일 같지만은 않다. 난 어제 밤에 이어 오늘 낮, 잇달아 시인의 부고를 받았다.海子의 시는 다음과 같다.

 

내일부턴 행복한 사람이 될래

말을 몰아 문을 부수고 세계를 노닐래

내일은 뭘 먹을까

나의 한 칸 방, 큰 바다, 봄볕은 따스하여 꽃이 피네

 

내일부턴 가까운 이들과 연락해야지

그들에게 내 행복을 말해줄 거야

그 행복이 내게 반짝인 순간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말해줄래

 

강물과 산마다 따스한 이름을 지어줄 테야

낯선 이여, 당신의 행복을 빌어요

그대 앞길이 환히 빛나길

당신의 정인과 가족이 되길

이 티끌세상에서 행복해지세요

바닷가 봄볕에 꽃이 피었으면!

 

从明天起,做一个幸福的人

喂马,劈柴,周游世界

从明天起,关心粮食和蔬菜

我有一所房子,面朝大海,春暖花开

 

从明天起,和每一个亲人通信

告诉他们我的幸福

那幸福的闪电告诉我的

我将告诉每一个人

 

给每一条河每一座山取一个温暖的名字

陌生人,我也为你祝福

愿你有一个灿烂的前程

愿你有情人终成眷属

愿你在尘世获得幸福

我只愿面朝大海,春暖花开

 

번역해놓고 보니, 조금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의 슬픔과 간절한 바람이 아프게 느껴진다. 잠깐 훑어본 허수경의 시 분위기도 무척이나 황량했지! 1989년이면 천안문 사건이 일어난 해인데. 어제는 29년 전 시인의 부고를 카톡으로, 오늘은 독일에서 죽은 시인의 부고를 인터넷 기사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