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한비(韓非, ? ~ BC 233) 말씀 몇 마디

검하객 2018. 11. 11. 19:54

 

여인(輿人)은 수레를 만들며 사람들이 부귀해지기를 바라고, 장인(匠人)은 관을 만들며 사람들이 얼른 죽기를 원한다. 이는 여인의 어질고 장인이 모질어서가 아니다. 사람들이 부귀해지지 않으면 수레가 팔리지 않고, 사람들이 죽지 않으면 관이 나가지 않으니, 인정이 사람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죽음에서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비내(備內)

輿人成輿, 則欲人之富貴 ; 匠人之成棺, 則欲人之夭死也. 非輿人仁而匠人賊也. 人不貴, 則輿不售, 人不死則棺不買, 情非憎人也, 利在人之死也.

 

It is not from the benevolence of the butcher, the brewer, or the baker that we expect our dinner, but from their regard to their own self-interest. We address ourselves not to their humanity but to their self-love, and never talk to them of our own necessities, but of their advantages.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

 

법술지사(法術之士)로 군주의 인정을 바라는 자에게는 신뢰와 애정의 친밀함이나 오랜 은택이 없다. 그런데 법술의 말로 군주의 치우친 마음을 바로잡으려 하면 서로 어긋나게 된다. 처지는 낮고 세력은 약하니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고립되게 된다. 법술에 밝으면서 군주를 거스르는 자는 감옥에서 죽지 않으면 자객에게 죽는다. (고분(孤憤))

法術之士欲干上者, 非有所信愛之親, 習故之澤也. 又將以法術之言, 矯人主阿辟之心, 是與人主相反也. 處勢卑賤, 無黨孤特. 明法術而逆主上者, 不僇於吏誅, 必死於私劍矣.

 

먼 옛날[上古] 사람은 적고 새나 짐승이 많았으며, 사람들은 새와 짐승과 벌레와 뱀 등을 이기지 못했다. 성인이 일어나 나무를 엮어 집을 만들어 여러 해악을 피하게 했다. 백성들이 기뻐하며 왕으로 삼았으니 이름이 유소씨(有巢氏)이다. 백성들은 열매와 조개 등을 먹었는데 비린내가 심했고 속을 상해 질병이 많았다. 성인이 일어나 부싯돌로 불을 일으켜 비린내를 없앴다. 백성들이 기뻐하여 왕으로 삼았으니 그가 수인씨(燧人氏)이다. 시대가 내려와[中古] 천하에 홍수가 잦자 ()과 우()가 물줄기를 텄다. 가까운 옛날[近古] ()과 주()가 폭정을 일삼자 ()과 무왕(武王)이 쳐서 바로잡았다. 하후씨(夏后氏, 中古]의 시대에 나무를 엮어 집을 만들고 부싯돌로 불씨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었다면 곤()과 우()의 비웃음을 샀을 것이다. ()나라 주()나라(近古) 시절에 물줄기를 여는 사람이 있었다면 탕왕과 무왕이 비웃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이 시대에 누군가 요()()()()()를 찬미한다면 새로운 성인께서 웃음을 참지 못할 것이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무턱대고 옛것을 따르지 않으며, 불변의 법칙을 믿지 않는다. 세상일을 따져 거기 맞게 준비한다. - 수주대토(守株待兎) -. (오두(五蠹)

上古之世, 人民少而禽獸眾, 人民不勝禽獸蟲蛇. 有聖人作, 構木爲巢以避群害, 而民悅之, 使王天下, 號曰有巢氏. 民食果蓏蚌蛤, 腥臊惡臭而傷害腹胃, 民多疾病. 有聖人作, 鑽燧取火以化腥臊, 而民說之, 使王天下, 號之曰燧人氏. 中古之世, 天下大水, 而鯀禹決瀆. 近古之世, 桀紂暴亂, 而湯武征伐. 今有構木鑽燧於夏後氏之世者, 必爲鯀禹笑矣有決瀆於殷周之世者, 必爲湯武笑矣. 然則今有美堯舜湯武禹之道於當今之世者, 必爲新聖笑矣. 是以聖人不期修古, 不法常可, 論世之事, 因爲之備. 宋有人耕田者, 田中有株, 兔走觸株, 折頸而死, 因釋其耒而守株, 冀複得兔, 兔不可複得, 而身爲宋國笑. 今欲以先王之政, 治當世之民, 皆守株之類也.

 

옛날 사람들이 재물을 대수롭지 않게 여김은 마음이 어질어서가 아니라 재물이 넘쳤기 때문이고, 요즘 사람들이 재물을 다툼은 인성이 비루해서가 아니라 재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옛 사람이 천자를 양보한 것은 뜻이 높아서가 아니라 권세가 보잘 것 없었기 때문이요, 요즘 사람들이 관직을 다툼은 권세가 무겁기 때문이다. (오두(五蠹)

古之易財, 非仁也, 財多也今之爭奪, 非鄙也, 財寡也. 輕辭天子, 非高也, 勢薄也重爭士橐, 非下也, 權重也.

 

백성이란 본디 위세에 굴복하는 이들이기에, 그들을 복종시키는 건 쉬운 일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신하가 되었고 애공이 도리어 군주가 되었다. 공자는 의()를 따른 것이 아니라 그 위세에 굴복한 것이다. (오두(五蠹)

民者固服于势, 诚易以服人, 故仲尼反为臣而哀公顾为君. 仲尼非怀其义, 服其势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