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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
검하객
2019. 11. 29. 00:54
예전 "임꺽정"을 재밌게 읽으면서도, 이봉학과 박유복의 신기에 가까운 활과 표창 솜씨에 대해서는 별로 수긍하지 않았다. 소설적 상상이거니 했다. 그런데 최근 우연히 <생활의 달인>에 나온 새총의 달인, 명함 뿌리기, 부메랑 던지기 등의 달인을 보면서, 그게 그저 지어낸 말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세상 모든 걸 내 기준으로만 재단하니 상상의 거리가 길 턱이 있나! 엊그제 또 채널을 돌리다가 <코리아 헌터>의 漁神 편을 보았는데, 그가 물속에 들어가 3초마다 물고기 한 마리씩 잡아내는 걸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그것도 수초에 두 손을 넣어 웅킁질하는 게 아니라, 깊은 물속에 잠수하여 움직이는 물고기를 잡는 것이다. 수호전 37,8회 쯤 가면 江州로 유배가던 송강이 浪裏白條 張順을 만난다. 장순은 물속으로 李逵를 끌고 들어가 물을 한 바가지나 먹여 끌고 나올 정도로, 뭍보다 물이 더 편한 사람인데, 그가 어신이 물고기 잡는 장면을 본다면 군말 없이 형님이라 부를 것이다. 솜씨는 없는 삶이거나, 견문이라도 넓혀야 물색을 가릴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