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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우의 만년 거처 忘憂亭

검하객 2020. 2. 5. 01:46


  우포 순례를 마치니 곽재우(1552~1667)의 망우정이 생각났다. 남쪽으로 25km 떨어진 곳, 도천면에 있다. 초행인데다 계획 없이 떠난지라 부곡과 우포와 도천을 오가느라 창녕읍을 몇 차례나 지나 오갔다. 1979년에 복원된 망우정은 낙동강 가 언덕받이에 놓여있다. 그 뒤에는  1789년에 세워진 <충익공 망우당 곽재우 유허비>가 있다. wlq 아래는 대숲이고, 그 아래가 낙동강이다. 경상 북부 산골의 온갖 물들을 받아들인 낙동강은 여기 오면 그 형세가 대단하다. 망우당집에 실린 곽재우의 시는 16제 20수에 불과하다. 시에는 仙氣가 농후하다. 그중  <歸江亭>,  <初構滄巖江舍>,  <江舍偶吟>(2수), <秋夜泛舟>, <江舍偶吟>(3수)이 이 망우정과 관련 있다. 그 자리를 서성여보고 시를 보니 그 풍경이 완연하다. 집에는 忘憂亭, 興賢亭 편액 두 개가 걸려 있는데, 그중 망우정은 한쪽이 떨어져 기울었다. 뭐 그래도 망우정은 그걸 근심하지 않을 것이다.  


 


   

  <歸江亭>. 誤落塵埃中, 三千垂白髮. 秋風野菊香, 策馬歸江月.


  티끌 세상에 잘 못 떨처져, 흰 머리만 3천 길 늘어졌도다. 갈바람에 들국이 향기로울 제, 말 몰아 가람 달로 돌아가노라.


  이 시는 벼슬을 그만두고 영산현 창암진 낙동강 가로 돌아갈 때 지은 것으로 보인다. 망우정 툇마루에 앉으면 아래 시도 심상하게 흥얼거려볼 일이다.


  <江舍偶吟 2>. 下有長江上有山, 忘憂一舍在其間. 忘憂仙子忘憂臥, 明月淸風相對閑.


  아래는 장강이요 위는 뫼인데, 망우정이 그 사이에 놓여있도다. 망우 신선 근심을 잊고 누워서, 청풍명월 마주하니 한가로워라. 



     初構滄巖江舍      

             
  斥土治巖階自成, 層層如削路危傾. 莫道此間無外護, 李三蘇百玩空明.

     江舍偶吟 1
      
  巖間犬吠知聲應, 水裏鷗飛見影孤. 江湖閑適無塵事, 月夜磯邊酒一壺.

       秋夜泛舟
      
  風輕露白月明秋, 雖縱杯觴心自收. 弟兄姊妹群孫姪, 都載翩翩一葉舟.

     江舍偶吟       

  朋友憐吾絶火煙, 共成衡宇洛江邊. 無飢只在啗松葉, 不渴惟憑飮玉泉. 守靜彈琴心澹澹, 杜窓調息意淵淵. 百年過盡亡羊後, 笑我還應稱我仙.

  棄絶爲爲人世事, 滄巖巖上數椽成. 陰雲捲處群山出, 好雨晴時百草生. 月滿宇中神自爽, 風鳴波上夢頻驚. 逍遙漁釣消塵慮, 今日江湖得聖淸.

  出塵離世棲三返, 默默抽鉛汞自添. 斷岸後前花似錦, 長江上下水如藍. 巖空響捷聲成二, 月白波澄影便三. 俗子莫言仙不在, 此心終日靜湛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