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하객 2020. 8. 1. 01:01
간혹 잠을 자면서 매우 진지한 생각을 이어나가는 때가 있다. 오늘 새벽의 일이다. 느낌에 서사에 대한 생각들이 꽤 길게 이어졌던 것 같다.

우리의 모든 체험은 순간의 파편들이다. 망각이 체험의 뒤를 바짝 따르며 발자국을 지우고, 그 사이에는 끊임없이 변수가 끼어든다. 서사를 구성하는 것은 여기 저기 끼어있는 변수들을 골라내고, 지워진 자리에서 드문드문 족적을 복원하여, 이들 사이에 인과 관계를 부여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아주 오래 전에 배운, '플롯'의 내용일 뿐이다. 그런데 이 단순한 내용이 왜 그토록 진지하게 내 언어로, 그것도 비몽사몽간에 사유된 것일까? 공부는 늘 전진하고 개척하는 것 같은데, 그럴수록 옛날 어떤 한 지점으로 회귀하고 환원된다는 느낌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