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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지옥의 표상 (17세기 영고탑)

검하객 2021. 2. 4. 00:40

  아래 두 기사에서 눈의 느낌은, 왕휘지나 장대의 그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영고탑은 중국 흑룡강성 寧安 일대이다.  

 

  영고탑은 요동에서도 가장 먼 북쪽에 있는데, 북경에서 7,8천 리나 된다. 겹겹으로 얼음이 얼고 눈이 쌓여있어 사람 살 만한 세상이 아닌지라, 중국인으로 그곳에 가본 사람이 없다. 유인들이 보내졌다고는 하나, 소문에 따르면 중도에 범과 이리의 먹이가 되거나 성성이에게 낚여 채이거나 굶주린 사람들에게 잡아먹혀 생존자가 없다고 한다. 예로부터 유인들은 모두 북경에서 3천 리 떨어진 尙陽堡로 보내졌다. 그곳엔 그래도 머물 만한 집이 있어 도착만 하면 살아갈 수 있었다. 영고탑에 온 사람들은 尙陽堡를 천당처럼 여긴다. 

  寧古塔在遼東極遠北, 去京七八千里. 其地重氷積雪, 非復世界, 中國人亦無至其地者. 諸流人雖各擬遣, 而說者謂至半道爲虎狼所食, 猿狖所攫, 或饑人所啖, 無得生也. 向來流人俱徙尙陽堡, 地去京師三千里, 猶有屋宇可居, 至者尙得活, 至此則望尙陽堡如天上矣.” (청나라 초, 硏堂見聞雜記)

 

  영고탑의 맹추위는 천하에 다시 없습니다. 초봄부터 4월 중순까지는 밤낮으로 바람이 몰아치는데, 마치 천둥이 울리고 번개가 치는 듯하여 지척도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5월부터 7월까지는 흐린 날과 비오는 날이 이어집니다. 8월 중순이면 큰 눈이 내리고, 9월초면 강의 물이 모두 얼어붙습니다. 눈이 땅에 닿자마자 바로 단단한 얼음이 되니, 아무리 태양이 내려쬐어도 녹을 생각을 안 합니다. 사방 천리가 모두 끝없는 눈입니다. 3월이 되면 그제야 눈이 녹지만, 풀은 아직 싹을 내지 못합니다. 方拱乾사람들이 황천길을 말하지만, 영고탑에 와봤다면 황천길 열 개도 무섭지 않을 것이라 한 적 있고, 다음 생에 만약 심양으로 유배 간다면 그거야말로 천당의 복일 걸세.”라고도 하였으니, 이는 모두 몸으로 겪어서 나온 말로 지나친 것이 아닙니다.

  “寧古寒苦, 天下所無. 自春初到四月中旬, 日夜大風, 如雷鳴電激, 咫尺皆迷. 五月至七月, 陰雨接連. 八月中旬, 卽下大雪. 九月初, 河水盡凍. 雪纔到地, 卽成堅氷, 雖白日照灼, 竟不消化. 一望千里, 皆茫茫白雪. 至三月中, 雪纔解凍, 草尙未有萌芽也. 然土人云, 近年有漢官到後, 便日向暖, 大異曩時, 而南人已凜冽不堪矣. 兒孩皮襖多, 故尙未經凍壞 方年伯嘗云, 人說黃泉路, 若到了寧古塔, 便有十個黃泉也不怕也. 又云, 他生若得流徙瀋陽, 便是天堂之福. 此皆實實經歷之語, 非過激也.”

  吳兆騫(1631~1684)上父母書(3) (부록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