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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의 문화사회학, 쌍놈
검하객
2021. 7. 13. 10:12
제목이 거창하다. 무심결에 '쌍놈'의 어원을 생삭하다가 멀리 나갔다. 쌍놈의 어원은 상놈이고, 상놈의 구성은 常+놈이겠다. 常은 常民이나 常人이겠지. 그런데 조선시대 상민에 대한 개념 규정이 그리 엄정하지 않다. 대개는 良人, 平民과 비슷하게 사용되었고만 설명된다. '반상(班常)'이란 말과 '양천(良賤)'이란 단어의 개념을 조합하면, 양번도 아니고 천민도 아닌 일반 계층이 추출된다. 상놈이란 양반 또는 중인 계층에 의해 사용되었고, 아마 그 기원은 아주 멀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사용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주 나쁜, 입에 담기 꺼려지는 욕이 되었다. '常'은 역사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한자이다. 그런 글자가 극심한 비하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현상이 놀랍다. 그리고 이 욕설에 신분적인 편견, 일반 시민에 대한 특권층의 경멸이 담겨있는 것은, 여전히 우리에게 리런 편견이 잠재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한 잠재의식이 사회 여러 현상으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하여 남몰래 당황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