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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대접

검하객 2021. 8. 21. 00:02

  이틀 곡성에 머무는 동안 세 끼의 밥을 먹었는데, 모두 푸대접을 받았다. 혼자 밥을 시켰던 게 한 이유이고, 전염병 계절에 외지 사람이라는 게 또 한 이유이다. 옥과의 한 식당에서는 두 끼나 먹었는데, 주인 아주머니의 표정은 영 탐탁치가 않았다. 돌아다니지 말고 얼른 올라가라고까지 했다. 하지만 난 환대를 거의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도 낙담하거나 실망하지 않았다. 밥을 얻어 먹은 게 어딘가! 그러고 보니 푸대접이라는 말에는, 내심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던 환대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 배어있는 듯하다. 나는 그저 대접을 받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