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민족이라는 환상

검하객 2022. 8. 10. 00:53

  아마 철 든 뒤 내게 생긴 아주 강렬한 환상 중 하나는 민족일 것이다. 군사 독재에 반공이 지배하던 시절이다. 단일 언어, 단일 민족을 귀에 박히도록 들었고, 반만 년 찬란한 역사는 어디서나 정형구로 사용되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망정 그 시절은 누구나 그 영향권에 있었다. 난 그 정도가 조금 심했던가, 원인인지 결과인지 모르지만 대학 1학년 때 단재의 조선상고사를 읽은 것도 중요한 사건이다. 사실 권력이 내세운 건 우민화의 구호에 지나지 않았다. 찬란한 순수라는 주술에서 벗어나기까지 많은 세월이 걸렸다.그리고 지금 난 지금 국가외 민족의 존재를 부정하곤 한다. 하지만 여전히 환상이라는 절대자의 신민같은 이 무력한 느낌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