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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본다는 것

검하객 2022. 8. 11. 13:05

   제5도살장 1장 말미에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가 소개된다. 

 

   그 두 도시 사람들은 혐오스러웠다. 그들이 없는 것이 세상에는 나았다.

   그리고 물론 롯의 부인은 그 모든 사람과 그들의 집이 있던 곳을 돌아보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기어이   뒤를 돌아보았는데, 나는 그 점 때문에 그녀를 사랑한다. 정말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소금 기둥이 되었다. 뭐 그런 거지.

 

   돌아보지 말아야 한다고들 한다. 나도 물론 앞으로는 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나는 전쟁 책을 끝냈다. 다음에 쓰는 책은 재미있을 것이다.

 

   돌아본다는 건 공간뿐 아니라 시간의 차원에도 적용된다. 지난 일을 돌이켜보는 것, 다시 떠올리는 것, 기억하는 것, 다시 구성하는 것, 기록하는 것이 모두 거기에 해당한다. 지금까진 왜 이 시간의 차원을 생각 못했던 것일까? 작가는 집요하게, 자기가 겪은 일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말하지 않으려고, 언어의 관성에 지배되지 않으려, 전쟁이 낭만화되거나 환상이 되게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