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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와 국가주의, 민재는 쉬게 해주자

검하객 2023. 3. 31. 09:22

  정도의 차이가 있지는 현대 스포츠에서 국가주의가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종목은 축구이다. 월드컵을 정점으로 하는 각종 국가 대항 축구대회가 이를 대변한다. 국제 축구대회는 연령대별로, 지역별로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그 범위가 전세계적이며 인기 또한 매우 보편적이다. 물론 여기에 침투되어 있는 상업주의도 가볍게 넘길 사안은 아니다. 축구의 국가주의는 경제와 문화와 인종의 차이를 가볍게 넘어선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오랜 동안 국가대표팀 중심으로 발전했고,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애국주의가 앞장선다. 며칠 전 김민재가, "지쳤다, 당분간 소속팀 경기에 집중하고 싶다!" 이런 취지의 발언을 해서 언론이 발칵 뒤집혔다. 즉각 쏟아진 언론 반응은  이런 유였다. "김민재의 실언, 국가대표가 당연하고 쉽나" "'26세에 국대 은퇴?' '괴물' 김민재, 체력과 정신력 모두 '나약'", "대표팀 거들떠보지도 않나…'은퇴 시사' 김민재에 쏟아진 비난". 아니 힘들어서 당분간 자기 일에 집중하고 싶다는데, 그게 무슨 비난할 일이라고? 이는 언론의 얄팍한 상업성의 산물이기도 하고, 맹목적 국가주의의 결과이다. 힘들면 당연히 쉬게 해줘야 지, 이게 무슨? 곧이어 수습 기사들이 나오긴 했지만, 며칠 동안 우리 언론의 경솔함과 후진성 때문에 괜시리 심난했다. 근본 원인은 축구협회의 단견과 무능에 있다. 잘 관리해야 오래 쓰고, 저변이 넓어야 저력이 튼튼해진다. 손흥민, 김민재 등을 혹사해서도, 이들에게 과도한 애국주의를 덮어씌워서도 안 된다. 유럽의 선수들은 리그에 집중해서 자기 역량을 강화하게 하고, 대신 덜 다듬어진 옥석들을 시험해서 인재풀을 넓혀야 한다. 그래야 수많은 옥석들도 희망을 갖고 발분할 것 아닌가? 몇 게임 지면 어떤가! 손흥민과 김민재 등은 당분간 국대에서 면제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