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바 루프트(Luba Luft)와 사춘기(뭉크), 릭 데카드의 회의
루바 루프트는 화성에서 인간을 죽이고 탈출하여 지구로 온 안드로이드 중의 하나로, 오페라 가수이다. 그녀는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에서 Pamina 역을 맡는다. 사냥꾼 릭 데카드는 루프트를 찾아 오페라 극장에 갔다가, 그의 소리에 깊이 감동한다. 루프트는 공감과 감동을 학습하며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연습을 끝낸 루프트는 뭉크의 전시회를 보러 미술관에 간다. 그녀는 <사춘기>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루바 루프트는 전시회 카탈로그를 손에 들고, 반짝이는 테이퍼드 팬츠에다, 역시나 반짝이는 금색 조끼 같은 윗도리를 걸치고, 앞에 걸린 그림에 푹 빠진 채 서 있었다. 양손을 한데 모으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서, 당혹스러운 놀라움과 함께 새롭고도 어리둥절한 두려움의 표정이 얼굴에 각인되어 있는, 한 어린 소녀의 그림이었다. (12, 202)
Holding a printed catalogue, Luba Luft, wearing shiny tapered pants and an illuminated gold vestlike top, stood absorbed in the picture before her: a drawing of a young girl, hands clasped together, seated on the edge of a bed, an expression of bewildered wonder and new, groping awe imprinted on the face.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1968, 박중서 역, 2013)
두 현상금 사냥꾼 (Phil Resch와 릭 데카드)에게 붙잡혀 가면서 그녀는 <사춘기>의 복제품 하나를 사달라고 부탁한다. 릭은 25달러를 주고 도록 한 권을 사준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필 리시는 자신을 경멸하는 루프트를 처단한다. 데카드는 공감할 줄 아는 안드로이드 루바 루프트에게는 호감을, 반대로 공감할 줄 모르는 인간 필 리시에게는 환멸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과 업무를 심각하게 회의한다. 그는 지금까지 안드로이드는 살해자들이기 때문에, 마음에 거리낌없이 그들을 퇴역시키는 일을 해왔는데, 그 믿음이 무너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자문한다.
나는 도대체 뭐지?
갑자기 그는 난생 처음으로 그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But am I? Suddenly, for the first time in his life, he had begun to wonder. (12장 마지막 부분)
이 소설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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