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擇細流

독홍루몽

검하객 2013. 3. 14. 00:56

甲戌本 石頭記 凡例

脂硯齋重評石頭記, 1754년본, 16회만 남아있음,

 

 

 紅樓夢의 뜻. 이 책의 제명은 매우 많다.

 하나는 紅樓夢으로 이는 그 전권의 이름을 총칭한다. 또 風月寶鑑이라고도 하니, 이는 망령되이 풍월에 움직이는 정을 경계한 것이다. 石頭記라고도 하는데 이는 石頭에 기록된 일임을 스스로 밝힌 것이다. 이 세 이름은 모두 책 속에서 이미 생동감 있게 언급되었다. 寶玉의 꿈에서 곡조 이름을 「紅樓夢十二支」라 하였으니 이것이 紅樓夢의 點睛이다. 賈瑞가 병들었을 때 절름발이 도인이 거울 하나를 가져왔는데 그 위에 風月寶鑒 넉 자가 새겨져 있었으니, 이것은 풍월보감의 點睛이다. 또 도인이 직접 바위 위에 크게 써있는 한 편의 고사를 본 것은 石頭가 기록한 바의 왕래와 관계되니 이는 石頭記의 點睛處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일러 또 金陵十二釵라고도 한다. 그 이름을 살피면 金陵의 12여인과 관계된다. 하지만 전체 책을 세밀하게 검토하면 상중하에 여인이 어찌 열두 사람 뿐이겠는가! 그 안에 12명의 여인이 있다고 하면 또 누구 누구라고 짚어 말하지 않았다. 홍루몽의 한 회에 이르면 또한 금릉 12釵 의 명부를 이끌어내는데, 또 열두 가락의 곡조가 있어 살필 수 있다.

 

紅樓夢旨義. 是書題名極多. 一曰紅樓夢,是總其全部之名也. 又曰風月寶鑒,是戒妄動風月之情. 又曰石頭記,是自譬石頭所記之事也. 此三名皆書中曾已點睛矣. 如寶玉作夢,夢中有曲,名曰紅樓夢十二支,此則紅樓夢之點晴. 又如賈瑞病,跛道人持一鏡來,上面即鏨風月寶鑒四字,此則風月寶鑒之點睛. 又如道人親眼見石上大書一篇故事,則系石頭所記之往來,此則石頭記之點晴處。然此書又名曰金陵十二釵,審其名,. 則必系金陵十二女子也. 然通部細搜檢去,上中下女子豈止十二人哉! 若云其中自有十二個,則又未嘗指明白系某某. 極至紅樓夢一回中,亦曾翻出金陵十二釵之簿籍,又有十二支曲可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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書中凡寫長安,在文人筆墨之間, 則從古之稱. 凡愚夫婦兒女子家常口角,則曰中京,是不欲著跡於方向也. 蓋天子之邦,亦當以中爲尊,特避其東南西北四字樣也.

 

 이 글은 그저 규중에만 뜻을 둔 까닭에 규중의 일은 절박하게 서술했고 외부와 관련된 일은 간략하게 했으니, 이를 두고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此書只是著意於閨中,故敘閨中之事切,略涉於外事者則簡,不得謂其不均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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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감히 조정 일에 간섭하지 않았고, 조정의 정사를 건드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있으면 건성건성 처리하였다. 감히 아녀자를 그리는 필묵을 조정 위에 올리지 않으려 함이니, 이를 두고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다.

 

此書不敢干涉朝廷,凡有不得不用朝政者,只略用一筆帶出,蓋實不敢以寫兒女之筆墨唐突朝廷之上也,又不得謂其不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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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1회를 열자마자 작자가 말한다. “일찍이 한 차례의 夢幻을 겪고 나서 일부러 진짜 사실[眞事]은 감춰두고[隱去] 이 石頭記 한 책을 엮었다.”고 했다. 그래서 제목의 첫 구를 ‘진사은은 꿈결에 통령보옥을 알아보다 甄士隱夢幻識通靈’이라 하였다. 하지만 책 속의 기록된 것은 어떤 사건이며, 또 무엇을 가지고 이 책을 엮은 것인가? 그 자신이 말한다. “이제 속세의 삶은 신통치 않아 하나도 이른 것이 없다. 문득 옛날 있던 여인들을 떠올려 하나하나 낱낱이 생각해보니 그들의 행동과 식견이 모두 나보다 뛰어났음을 깨달았다. 어찌 당당한 사내로 저 치마 두른 여인들만도 못하단 말인가!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없고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즈음에 지난 시절 믿는 구석으로 위로는 天恩에 기대고 아래로는 조상의 은덕을 받아 비단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던 시절, 부모님과 師兄이 가르쳐준 은혜와 덕을 저버리고 오늘 아무 일도 해놓지를 못하게 되었으니, 반생을 헛되이 산 허물을 기술하여 엮어 온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내 허물을 씻을 수 없더라도 규중에 있던 재주 많은 여인들까지 나의 어리석음 때문에 함께 사라져 버리게 할 수는 없다. 비록 오늘날 누추한 오막살이에서 그저 자연이나 벗하며 살고 있어도 나의 이 그윽한 마음과 필묵은 축난 적이 없으니, 어찌 가어촌언(假語村言)으로 일단의 옛 사연을 부연하여 사람들의 이목을 기쁘게 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러므로 ‘가우촌은 속세에서 閨秀를 마음에 품다 賈雨村風塵懷閨秀’고 제목의 짝을 만들었으니 이는 제 1회의 提綱이요 正義이다. 책을 열자마자 ‘풍진에서 규수를 마음에 품다 風塵懷閨秀’고 하였으니 작자의 본의가 그 시절의 閨友와 閨情을 기술함에 있지 세상을 원망하고 시절을 매도하는 책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비록 잠깐 세태를 그린 것이 있지만 또한 부득이한 것으로 본래의 뜻은 아니니 독자들은 기억해두시라.

 

此書開卷第一回也,作者自云, 因曾曆過一番夢幻之後,故將真事隱去,而撰此石頭記一書也,故曰甄士隱夢幻識通靈. 但書中所記何事,又因何而撰是書哉? 自云, 今風塵碌碌,一事無成,忽念及當日所有之女子,一一細推了去,覺其行止見識皆出於我之上,何堂堂之須眉, 誠不若彼一幹裙釵! 實愧則有餘、悔則無益之大無可奈何之日也. 當此時,則自欲將已往所賴, 上賴天恩,下承祖德,錦衣紈絝之時,飫甘饜美之日,背父母教育之恩,負師兄規訓之德,已致今日一事無成,半生潦倒之罪,編述一記,以告普天下人. 雖我之罪固不能免,然閨閣中本自曆曆有人,萬不可因我不肖, 則一並使其泯滅也. 雖今日之茆椽蓬牖,瓦灶繩床,其風晨月夕,階柳庭花,亦未有傷於我之襟懷筆墨者,何爲不用假語村言,敷演出一段故事來,以悅人之耳目哉! 故曰, 賈雨村風塵懷閨秀,乃是第一回提綱正義也. 開卷即云, 風塵懷閨秀,則知作者本意原爲記述當日閨友閨情,並非怨世罵時之書矣. 雖一時有涉於世態,然亦不得不敘者,但非其本旨耳. 閱者切記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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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 이른다. 詩曰

뜬구름 인생인데 왜 이리 분주한가        浮生著甚苦奔忙

성대한 잔치라도 끝내는 파장인 걸        盛席華筵終散場

갖가지 슬픔 기쁨 똑같은 허깨비고        悲喜千般同幻渺

고금은 한바탕 꿈 모두가 황당하네        古今一夢盡荒唐.

붉은 소매 눈물 자국 무겁다 말을 마오   漫言紅袖啼痕重

정에 빠진 바보 있어 품은 한 무궁하네   更有情癡抱恨長.

글자마다 보아하니 모두가 붉은 피라     字字看來皆是血

10년의 가진 신고 예사롭지 아니하네     十年辛苦不尋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