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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과 강릉, 속초

검하객 2024. 5. 8. 16:21

오죽헌 외가에서 태어났다.
어머니 사임당도 외가에 살았으니,
  율곡은 외가의 외가 품속에서 자란 것이다.
시대도 그렇거니와, 율곡의 생장 환경은 가부장제
  와는 거리가 있었다.
6살에 외가를 떠나 서울 수진동에 살았다.
율곡의 유년기 장소는 동해와 설아 사이.
8살에 화석정을 두고 지은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뫼는 수레바퀴 달을 뱉고,

가람은 만 리 바람을 머금다.
山吐孤輪月, 江含萬里風.

그 녀석 참!
16살에 어머니를 여의다.
아, 사임당은 48세, 율곡은 49세에 죽었으니 엄마를 닮았던 걸까!
3년상에 1년 심상을 마친 뒤 19살에 금강산에 들어갔다.
동대문을 나서며 지은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팔황과 구주의 사이
노닒에 어딘들 막히랴.
八荒九州間, 優游何所阻.
흠.
이 해인지 이듬해인지 비로봉에 올라 시를 지었다.

파란 하늘은 머리 위 모자
푸른 바다는 손바닥 위 술잔
青天頭上冒, 碧海掌中杯.

오.
1년 뒤에 산에서 내려왔다.
고성 양양 속초를 거쳐 다다른 곳은 유년 기를 보낸 강릉 오죽헌. 하산 감회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도르 배움엔 매임 없으니
인연 따라 이르는 곳에서 논다
學道即無著, 隋缘到處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