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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춤이 높이는 것, 대둔산 안심사의 그림

검하객 2024. 7. 17. 15:26

 

1719년 67세의 삼연은 부여, 논산 일대를 여행했다.

대둔산(大芚山, 옛날엔 大遯山)에 올랐다. 

대둔산은 논산, 완주, 금산 사이에 있으며 높이는 해발 878m이다. 

안심사(安心寺)에서 묵었고, 득모암(得母菴)과 행도암(幸到菴)에 들렀다. 

두 암자는 지금 찾아지지 않는다. 

이런 제목의 시를 남겼다. 

 

   "절집 다락의 들보에 금시조가 바다를 갈라 용을 무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見寺樓樑上畵, 金翅鳥劈海噉龍"

 

 시의 내용은 이러하다. .

 

   용은 변화가 신통하나 금시조 걱정하고

   범 또환 용맹하나 화사자를 두려워한다

   천하에 쉬 닳기는 지식과 힘이러니

   낮춰야 종내에는 만인의 스승 되리

 

  龍能變化愁金翅, 虎亦雄獰怯火獅. 天下易窮惟智力, 卑謙終作萬人師.

 

  용과 범에게는 금시조와 화사자라는 천적이 있다. 

  세상에 아무리 지식이 많고 힘이 넘친들, 금세 없어질 뿐이다. 

  그러니 지위가 높다고, 힘이 세다고, 지식이 많다고 뽐낼 일이 아니다. 

  그래봐야 아주 미미한 것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도 금세 사라지지 않는가!

 

   안심사 다락 들보에는 지금도 이 그림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