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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무개의 소신공양

검하객 2024. 12. 10. 13:48

 

소신공양(燒身供陽), 자기 몸을 불태워 부처님께 바친다는 뜻이다. 
그런데 부처님이 육신을 가진 존재도 아니고, 육신 있다 한들 불탄 인간의 몸을 어떻게 자실 것인가!
그러니 이 행위는 부처님께 바치는것이기보단, 불법을 입증하는 행위인 것이다. 
불법에서 물리적인 존재 중 하나인 사람 몸은 헛것[幻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헛것의 욕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산다. 
하여 자기 헛것에 지나지 않은 자기 몸을 불태워 불법을 보여주는 것이다. 
 
윤아무개의 계엄령 발포는 순식간에 한국 사회를 얼어 붙게 했다. 
그간 너무 당연하게 여겨왔던, 관습 속에 매몰되어 공기처럼 인식하기 어려웠던,
  '민주적 일상'의 박탈이 우려되었던 것이다.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는 그런 위협을 처리하는 방향과 절차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끼게 했다. 
윤아무개는 아마도 이런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잊고 있어, 환기가 필요해."
 
하여 그 방법으로 계엄령을 발포한 것이다.
매우 위험한 방식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민주주의의 절차, 시민의식, 국회의 중요성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화위복(轉禍爲福), 화액을 바꿔 복으로 삼는다. 
이미 발생한 일을 되돌이킬 수는 없다. 
가정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방향을 설정하는가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