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울프의 방문

검하객 2025. 3. 19. 11:11


기척 없이
그림자 없이
예고도 물론 없이
어둠이 깔리듯
봄눈과 함께
울프가
왔어요
항구를 떠나
파도를 타고
세월을 건너
등대가
있는 곳으로
노크도 없이
방으로
들어왔어요
혼자예요
무리를 떠났나봐요
옅게 아주 옅게
미소 짓고는
나의 책상에 앉아
글을 써요
말없이
숨죽여
커피를 내려요
향기만 내요
청탁이예요
그녀가 살짝
고개를
든 거 같아요
기다려요
커피는
식어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