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the Lighthouse (1927) 읽기 5, 울프의 분신 그림 그리는 릴리 브리스코우(Lily Briscoe), 그리고 그 그림의 주제인 램지 부인(Mrs. Ramsay)
램지 부인(Mrs. Ramsay)은 여덟 아이의 엄마이다. 1부에선 50세였고, 2부에서 갑자기 죽는 것으로 처리된다. 3부에서 그녀는 부재한다. 8 자녀의 어머니라는 사실이 램지 부인의 모든 걸 - 신체로 겪은 일, 사회에서의 위치 등 - 보여준다. 그녀는 타고난 총기와 덕성을 지녔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남편으로부터 모욕감을 느끼지만, 어쩔 수 없이 그를 존경하고 사랑한다. 결혼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친절과 헌신으로 남성들의 존경을 받아야 한다고, 자기 딸들도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이는 일종의 친절 강박증이다. 마음/사실 사이의 괴리에 마음 다친다. 남성들을 보호해준다. 8 자녀의 어머니이자, 남편의 어머니 역할도 한다. 그림 동화 중의 The Fishman and His Wife를 읽는다. (* 남편은 데니슨의 시를 읽는다) 아들과 함께 등대에 가고자 했지만 끝내 닿지 못한다. 울프의 어머니이며, 전통 시대의 여성들이다. 울프는 이 어머니의 딸이다. 딸은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며, 발견하고 되살리려고 노력한다.
릴리 브리스코우(Lily Briscoe)는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있다. 중국 여인의 작은 눈을 가졌다. 읍내에 살며 아버지를 돌본다. 독립심이 강하여, 램지 부인은 릴리를 좋아한다. 자신의 초라한 처지 때문에 부인에게 안기고 싶은 충동을 자제한다. 10년이 지난 뒤 남은 램지 가족이 옛집으로 돌아오는데, 무슨 연유인지 릴리가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경위가 설명되지 안핬다. 결혼을 원치 않는다. 결혼은 수모를 견디는 일이며, 자신은 결혼하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191)온 누리에 적용되는 법에서 자신만은 면제되기를 기원한다. 홀로 있고 싶어한다. 램지 부인을 좋아하지만, 부인의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램지 부인의 삶을 부정하지만, 그걸 존중한다. 릴리의 눈에, 램지 부인은 어떤 상황을 하나의 장면으로 결속시키는 힘, 그 장면을 흘러가게 하는 힘을 지녔다. 릴리는 램지 부인을 중심으로 과거를 기억한다. 다시 돌아왔을 때 44살이다. 울프가 이 소설을 쓸 때의 나이이다. 릴리는 울프의 분신이다. 램지 부인, 어머니, 전통 여성들의 삶을 되살려야 한다는 의무감, 부채감을 지녔다.
릴리는 램지 부인을 생각하고, 바라보며, 그린다. 제임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장면을 보랏빛 삼각형으로 그린다. (100) 여성은 글을 쓰지도 그림을 그리지도 못한다는 탠슬리에게 반감을 품는다. 남녀관계는 극도로 진실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173) 릴리의 눈에 램지 부인이 뜨면 자리는 그대로 와해된다. (209) 램지 부인은 사물들을 묶어주는 끈이며 관계를 흘러가게 하는 동력이다. 그녀는 아무 연관도 애정도 없는 그 집에 다시 있는다. (269) 부인이 말한, 그림을 완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271) 부인이 부재하는 집에 왜 릴리는 와있는가? 계시의 순간(a moment of revelation)에 각인된 그림을, 부인이 있는 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투쟁, 파멸, 혼돈의 세계에서 단 하나 믿을 만한 것은 브러시이다. (276) 획 하나를 깊이 고민한다. 사물과 광경을 넘어서는, 그 배후에 있는, '나'를 위협하고 지배하는 무시무시한 실재, 거대한 파도를 보려고 한다. (291) 자기 그림은 구석에 버려질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일종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아래는 3장 3절의 장면이다.
결국 해안가에서의 그 사건이 있었노라고 그녀는 회고했다.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다. (293) ... 해안에서의 장면 전체를 생각했을 때 그것은 웬일인지 무릎 위에 편지지를 놓고 바위 옆에서 여러 장의 편지를 쓰던 램지 부인의 모습이 없이는 전체가 완결되지 않는 듯했다. (294) ... 그녀는 이것과 저것 그리고 이것을 종합해서 이 비참한 우둔과 악의를 무엇인가 의미 있는 것으로 변화시켰다. ... 이것은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온전하게 남아 있었다. 릴리가 그 순간을 담아서 그에 대한 기억을 부활시켰으며, 그 순간은 거의 예술품과도 같이 인간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계속 마음속에 머물렀다. ... 해묵은 질문이 또 고개를 들었다. …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이 그 질문의 전부였다. … 아마도 이 질문에 대한 위대한 계시 같은 것은 결코 찾아온 적이 없을 것이었다. (295) 대신에 작은 일상의 기적들, 조명들, 깜깜한 가운데 예기치 않게 켜진 성냥불과 같은 순간은 있었는데, 지금이 그중의 하나라고 하겠다. 이것, 저것, 그리고 부인이 “인생이 여기에 정지한다. Life stand still here.”라고 말하고 있나니, 부인이 그림을 통해서 순간을 영원한 것으로 만들고 있었는데(다른 영역에서 릴리 자신이 순간을 영원한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듯이) - 이것은 진실로 계시의 성격을 띤 것이었다. 혼돈 가운데 형태가 있었으니, 이 영원한 지나감과 흐름이 (그녀는 흘러가는 구름들과 흔들리는 잎사귀들을 바라다보았다) 갑자기 안정감을 찾았다. 삶이 여기서 정지한다고 부인은 말했다. 릴리는 이 모든 것을 부인에게 빚지고 있었다. (296)
... When she thought of herself and Charles throwing ducks and drakes and of the whole scene on the beach, it seemed to depend somehow upon Mrs. Ramsay sitting under the rock, with a pad on her knee, writing letters. (She wrote innumerable letters, and sometimes the wind took them and she and Charles just saved a page from the sea.) ...
"Like a work of art," she repeated, looking from her canvas to the drawing-room steps and back again. She must rest for a moment. ... The great revelation had never come. The great revelation perhaps never did come. Instead there were little daily miracles, illuminations, matches struck unexpectedly in the dark; here was one. This, that, and the other; herself and Charles Tansley and the breaking wave; Mrs. Ramsay bringing them together; Mrs. Ramsay saying, "Life stand still here"; Mrs. Ramsay making of the moment something permanent (as in another sphere Lily herself tried to make of the moment something permanent)--this was of the nature of a revelation. In the midst of chaos there was shape; this eternal passing and flowing (she looked at the clouds going and the leaves shaking) was struck into stability. Life stand still here, Mrs. Ramsay said. "Mrs. Ramsay! Mrs. Ramsay!" she repeated. She owed it all to her.
릴리는 붓을 들고 이젤 위의 화폭을 응시하며, 계속 생각하고 떠올렸다.
릴리는 브러시에 초록색 물감을 찍으면서 이렇게 그들의 생활을 상상해보는 것이 바로 소위 사람들을 '아는 것'이고, 그들을 '생각하는 것'이고, 그들을 '좋아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장면의 한 단어도 사실은 아니지만 이것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그들을 아는 매체인 것이다. 그녀는 그녀의 그림 속, 과거 속으로 동굴을 파나가는 행위를 계속했다. (3장 5절, 317쪽)
릴리는 표현의 한계, 표현하려는 노력, 그 노력의 영속성에 대해 이어 생각한다.
우리는 아무에게도 아무이야기도 할 수 없다고 릴리는 생각했다. 그 순간의 절박감으로 인해 항상 이야기를 정확하게 하지 못하게 된다. 단어들은 옆으로 펄럭이고 따라서 몇 인치 낮게 있는 물체를 맞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포기하고, 또 그렇게 되면 그 생각은 다시 가라앉고, 우리는 대부분의 중년의 사람들처럼 양미간에 주름살이 생기고 끊임없이 근심하는 표정을 지니게 되고, 조심스럽고 은밀해진다. 어떻게 우리가 육체가 느끼는 이 감정들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가? 저기 있는 저 공허를 표현할 수 있단 말인가? (3장 5절, 327쪽)
she thought, one could say nothing to nobody. The urgency of the moment always missed its mark. Words fluttered sideways and struck the object inches too low. Then one gave it up; then the idea sunk back again; then one became like most middle-aged people, cautious, furtive, with wrinkles between the eyes and a look of perpetual apprehension. For how could one express in words these emotions of the body? express that emptiness there?
그녀는 자기 그림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그것이 그의 해답이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당신' 그리고 '나' 그리고 '그녀'가지나가 사라지고, 머무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으며, 모든 것이 변하지만 단어들이나 그림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 하지만 내 그림은 다락방에나 걸릴 것들이라고 그녀는 생각했으니, 그것은 둘둘 말려서 소파 밑에 처박힐 것이지만 설사 그렇다손칟라도 심지어 이 그림같이 하찮은 경우에도 예술의 영원성만은 진실로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것과 같이 극적인 것에 불과한 이 그림에 대해서도, 어쩌면 이 실제의 그림이 아니라 이 그림이 시도한 것, 바로 그것이 '영원히 남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그녀는 말하려 하고 있었다. (3장 5절, 329쪽)
She looked at her picture. That would have been his answer, presumably--how "you" and "I" and "she" pass and vanish; nothing stays; all changes; but not words, not paint. Yet it would be hung in the attics, she thought; it would be rolled up and flung under a sofa; yet even so, even of a picture like that, it was true. One might say, even of this scrawl, not of that actual picture, perhaps, but of what it attempted, that it "remained for ever," she was going to say,
릴리에게 있어, 또 울프에게 있어, 램지와 램지 부인은 일상 속 그리고 역사 속 남성과 여성의 표상이다.
남자는 빼앗기만 하고, 여성은 주기만 하다가 죽고 말았다.
릴리는 램지 부인을 생각하며 혼자 화가 난다.
그녀는 자신의 내면에서 분노가 끓어오르는 상태에서 저 남자는 결코 주는 법은 없고 취하기만 한다고 생각했다. 부인은 계속 주었다. 주고, 주고, 또 주다가 결국 죽고 – 이 모든 것을 남겨놓았다. (3장 1절, 275쪽)
That man, she thought, her anger rising in her, never gave; that man took. She, on the other hand, would be forced to give. Mrs. Ramsay had given. Giving, giving, giving, she had died--and had left all this. Really, she was angry with Mrs. Ramsay.
부인이 죽은 뒤에도 램지 씨는 계속 릴리를 억압하고 엄습하고 닫으려 한다
부인은 죽은 뒤에도 릴리의 기억에 살아있으며, 그림은 반대로 계속 릴리를 놓아주고 열어주려고 한다.
릴리는 두 상반된 힘 사이에 놓여있다.
램지 부인은 "인생은 여기서 고요히 멈춘다. Life stand sill here."고 말하며, 그 힘을 구현하였다.
이는 예술의 속성이며, 릴리는 램지 부인의 그런 힘을 그림으로 구현하려고 한다.
하나로 모으고, 어떤 시간을 멈춰 세워 한 장면을 만드는 것, 릴리는 그것을 예술이라고 생각했다.
이 힘을 소설 첫 부분에서는 "the power to crystallise and transfix the moment"이란 말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