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지도자의 자질
검하객
2013. 6. 18. 23:05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브라질월드컵 예선 마지막 경기 상대는 이란이다. 공격 투톱으로 김신욱 이동국 나오는 거 보고 고개를 떨구었다. 전략도 전술도 없었고, 빠르기도 개인기도 없었다. 지동원과 손흥민을 차례로 빼고 이근호와 김보경을 투입하는 장면에서 차례로 또 고개를 떨구었다. 누가 보아도 지동원 손흥민 김보경, 이청용을 함께 쓰는 게 답이다. (구자철 기성용이야 안 뽑았으니 거론치 않더라도) 가운데 신욱과 동국을 고정으로 박아놓았고 또 근호까지 넣어줘야 하니, 다른 선수들은 그저 돌려 쓰는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은 패했다. 경기 내용은 30년 전보다도 못한 느낌이다. 지난 몇 달간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보면서 가슴 통증이 생겼다. 지도자의 제일 덕목은 안목이고 두번째는 용기이다. 감독이 좋게 말하면 고집과 의리가 있다. 뚝심이라고 하자. 하지만 안목이 없고, 자신의 편견을 고칠 용기가 없다. 아마 그는 겁이 많을 것이다. 두려운 것이다. 고집과 굳은 표정으로 강함을 표현하고 있지만, 이는 극도의 두려움과 소심함을 감추기 위한 과도한 표정일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게 축구 경기의 형태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전화위복이 되기를 바라고, 축구의 문제로 그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굳은 표정으로 의리와 원칙만을 강조하는 지도자는 매우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