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질문
검하객
2013. 12. 13. 12:19
질문은 사물을 문득 낯설게 만든다. 새로운 질문 앞에서 모든 대상은 긴장한다. 질문하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현상은 자명하거나 당연하다. 질문은 던지는 것은 위험한 짓이다. 하지만 질문이 아니면 밤하늘의 별빛처럼, 해운대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상의 무수한 질문들은 태양의 빛 속에 숨는다. 태양은 모든 빛들을 집어 삼키고, 은폐하고, 자기의 절대 진리를 강요한다.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까마득한 미지의 어둠이 된다." 내가 질문을 던지면, 너는 까마득한 미지의 어둠이 된다. 학문은 이렇게 어둠을 만들고 그 속을 탐색하는 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