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국가라는 신화와 그 허위성
종교와 국가.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까지를 지배하는, 그래서 그 지배와 허위를 인식하지 못하는 인류의 커다란 두 허구이다. 학문은 이 허구의 압제로부터의 자유를 지향한다. 교육은 그 구속을 풀어주는 자유롭게 사유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법을 훈련시켜야 한다. 하지만 세상의 학문과 교육은 거꾸로 갈 때가 많다. 아래는 아인슈타인의 고백이다.
"나는 상당히 조숙한 젊은이였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을 평생 동안 따라 다니며 괴롭히는 희망과 노력들의 덧없음을 매우 생생하게 의식하고 있었다. 더욱이 나는 그렇게 희망을 좇는 것이 잔인한 일임을 곧 알게 되었는데, 왜냐하면 당시에는 그러한 것이 오늘날보다도 훨씬 더 위선과 번지르르한 말로 뒤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욕망이 있다고 하는 점만으로도 모든 사람들은 그 희망을 좇는 일에 참여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더구나 그렇게 참여함으로써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은 가능했지만, 생각하고 느끼는 존재인 인간을 만족시킬 수는 없었다. 첫번째 방법은 종교로서, 그것은 전통적인 기계적 교육에 의해 모든 아이들에게 심어졌다. 그렇게 해서 나는 - 내가 전적으로 신앙적이지 않은 유태인 부모님의 아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 심오한 종교성에 도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열두 살의 나이에 갑자기 끝나고 말았다. 대중적인 과학책들을 읽으면서 나는 성경의 이야기 중 많은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확신에 곧 도달했던 것이다. 그 결과 나는 열광적으로 자유로운 생각들을 하게 되었고, 이와 함께 젊은이들이 국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기만당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되었다. 그것은 압도적인 인상이었다. 이러한 경험으로부터 온갖 종류의 권위에 대한 의심이 자라났고, 모든 사회적 환경 속에 살아있는 확신들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 역시 이때 생겨낫다. 후에 인과관계에 대한 더 나은 통찰력으로 인해 그 원래의 신랄함을 좀 잃기는 했지만, 나는 언제나 이 태도를 견지했다." 임경순 편저, "100년만에 다시 찾은 아인슈타인" (사이언스북스, 1997), 1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