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언
<미생>을 일관하는, 또는 그 탄생의 은유
검하객
2014. 11. 24. 10:40
이런 저런 경로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미생> 서너 회를 보았다. 재밌다. 지겹도록 사랑타령만 하거나, 현실성 없는 환상이나 웃음만 강요하는 공중파의 드라마보다 박력이 생동한다. 내용도 흥미롭고 대사도 무게가 있으며 연기도 훌륭하다. 어제 11회를 보는데 프로 입단에 실패하고 낙하산으로 들어온 신입사원 장그래가 바둑에 관해 회상하는 장면이 두 번인가 나왔다. 그렇군! 이 드라마 탄생의, 복잡한 사건에 관류하는 제 일의는 "직장은 바둑판"이라는 메타포다. 이 드라마는 이 여섯 자 시적 통찰에서 탄생한 것이다. 내용과 구성, 그건 별개의 문제다. 다만 내용과 구성과 연기가 탄탄하다고 전제했을 때, 이 드라마에서 별처럼 반짝이는, 사막의 오아시스 역할을 하는 것은 저 짧은 메타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