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파미르고원의 어느 밤
검하객
2014. 12. 15. 10:17
한겨울
파미르
눈보라
고달픈
우두머리 마르코폴로
먹이는 찾기 어렵고
먹이가 되긴 쉽구나
식구들
주린 기색
우리 속 야크
덫과 총
산 위엔 가는 외눈
길게 울어보지만
그놈은 미동도 않고
차가운
밤만 하얗게 길다
아내와
아이는
잠이 들었다
목부는 누운 채
여행을 한다
늑대가 되어 울어보다가
먹이가 되는 악몽을 꾼다
눈은 다시 내리고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