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사욕과 사욕은 손을 잡는다

검하객 2015. 6. 15. 11:47

 사리사욕과 사리사욕이 만나면? 충돌할 거 같지만 손을 잡는다. 움직이는 방향이 같기 때문이다. 이들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거래를 통해 자기 이익을 챙긴다. 이들은 이익만 있으면 충돌할 이유가 없다. 공익을 앞세운 무욕과 무욕이 만나면? 훈훈할 거 같은데 충돌한다. 가고자 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고, 공익 뒤에 숨겨진 이상이라는 관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기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저 관념에 집착하고 거기에 종속된다. 보수는 위태위태하면서도 늘 단합하는 이유이다. 새누리당과 조중동과 뉴라이트와 한기총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절반의 단합에는 이유가 있다. 이른바 진보는 의기투합하여 큰일을 할 거 같다가도 결정적인 순간 분열하는 이유이다. 더 큰 이유는 이들이 내세우는 이상과 공익도 궁극에는 자기 이익으로 귀착된다는 사실을 은폐하거나 망각했기 때문이다. 모든 존재는 자기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모든 존재는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이익'을 중심으로 뭉친다. 현실에서 보수가 늘 승리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들이 더 자기 이익에 솔직하고 자기를 이롭게 하려는 본능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극도로 혐오하는 말은 '평등'과 '공익'이다. 그들에게 '평등'과 '공익'은 시탐탐 자기들의 기득권과 이익을 노리는 괴물이자 악마이다. 그들은'평등'과 '공익'을 입에 올리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여 잔인하게 처단한다. 아래는 "장미의 이름" (이윤기 역)의 일부이다.

 

  (14세기 유럽에는 카톨릭) 교단의 통제를 받지 않는 수행자들은 두 유형이 있었다. 은둔파와 유랑파. 엄격주의파 수도사들과 소형제 수도회 탁발승교황은 이들을 박해하였고 화형시키기까지 했다. 카잘레 사람 우베르티노 수도사는 이 박해를 피해 수도원에 피신해있었다法悅과 난장, 신과 악마, 선과 악의 양립 공존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입장과 둘은 별개가 아니라는 생각의 대립. 악의 형상과 행태를 조작하고 그걸 사실로 간주하여 처형하고, 그 사실을 계속 공포하면 나중에는 하나의 어엿한 사실이 된다. (제 1일)

부랑자의 무리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이 섞여 있다. 교황은 이들 탁발승들을 가장 통렬하게 비난했다. 청빈을 설교하는 수도사들과 청빈을 실천하는 평신도들의 운동을 몹시 두려워했다. (309) 돌치노는 그들의 지도자였고, 살바토레는 돌치노의 조직에 속했던 적이 있다. 돌치노는, 모든 것은 사랑 안에서 평등하다고, 그리스도를 예배하기만 하면 교회든 숲이든 상관없다고 없다. 미켈레 수도사는, 일개 수도사가 감히 교회를 거치지 않고 그리스도를 만나려 했다는 죄목으로 화형에 처해졌다. (제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