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枉心(왕십리)
검하객
2015. 6. 15. 12:28
김시습의 매월당집에는 '枉心'이란 지명이 두 차례 나온다. 정황상 지금의 왕십리 일대로 보인다. 다음 <枉心煙墟>은 수락산 시절(1470년대) 한양에 놀러 갔다가 지은 시이다. "依依墟里靑煙生, 桑柘陰陰鷄犬鳴. 十里麥壟一樣綠, 幾家繅車三兩聲. 梨花落處白酒香, 榕葉蔭中黃鸝鳴. 老婦城裏賣菜還, 兒童喜迓跳柴荊." (시집 권 1, 紀行, 余乘春時, 自山訪舊友於京都, 途中記其勝景) 뽕나무 밭과 보리 밭이 많았고, 인가는 드물었는데, 성 안에서 채소를 팔고 돌아오는 할미에 대한 언급으로 보아, 당시에도 도성에 채소를 공급하는 밭이 많았던 듯하다. 다음은 그보다 한참 전인 1460년 관동 여행을 떠나면서 지은 시이다. 역참이 있었고 뽕나무가 많았다. 마지막 두 구의 "오늘 오봉을 떠나, 솔 절에서 학과 살리라."는 한양을 떠난 그의 마음이 액면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空館近東郊, 春風拂柳梢. 煙迷桑柘暗, 路遠水雲交. 草色村橋晚, 鷄聲野店茅. 五峯今日去, 松寺鶴同巢," (권 10, 遊關東錄, 枉心驛) 다섯 봉우리는 도성 둘레의 다섯 산을 이름인가? 확인이 필요하다. 기록상으로는 15세기까지도 往十里란 지명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무학대사 관련 설화도 후대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枉心'이란 지명은 어디서 나왔을까? '옹샘이' 같은 고유어 지명을 음차한 결과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