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를 맛본 적도 없으면서 복어에 대한 시를 올린다. 복어를 제대로 보기 전에 복어에 대한 시를 지으면 더 재밌겠다.
饒州 知府 范仲淹이 마련한 자리에서 복어 이야기를 꺼낸 손님이 있어 范饒州坐中客語食河豚魚
梅堯臣 (1002~1060)
봄 물가에 갈대 잎 돋아나오고 春洲生荻芽
강둑엔 버들개지 흩날리누나 春岸飛楊花
이맘때쯤 복어가 올라오는데 河豚當是時
비싸기 다른 어류 택도 없다네 貴不數魚蝦
생긴 것 너무나도 망측스럽고 其狀已可怪
거기에 맹독까지 품고 있어라 其毒亦莫加
부른 배는 마치 큰 돼지와 같고 忿腹若封豕
불거진 눈 개구리와 판박이라네 怒目猶吳蛙
요리할 때 자칫 실수를 하면 庖煎苟失所
목 안에 들어가 칼날이 된다 入喉爲鏌鋣
이처럼 사람 몸을 해치는데도 若此喪軀體
왜 굳이 기를 쓰고 먹으려는지 何須資齒牙
남방 땅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持問南方人
약속이나 한 듯이 입을 맞추어 黨謢複矜誇
황홀한 그 맛만 떠들어대고 皆言美無度
몸 굳어 죽는 일엔 입을 닫는다 誰謂死如麻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어 我語不能屈
곰곰이 생각하나 탄식만 난다 自思空咄嗟
한유는 조양 땅에 좌천돼 와서 退之來潮陽
철망 속 뱀 고기 꺼렸지마는 始憚餐籠蛇
유종원 유주 고을 유배 시절에 子厚居柳州
두꺼비 고기도 달게 먹었지 而甘食蝦蟆
뱀이나 두꺼비나 징그럽지만 二物雖可憎
목숨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네 性命無舛差
복어 맛 견줄 데 없이 뛰어나지만 斯味曾不比
무한한 재앙을 감추고 있네 中藏禍無涯
좋은 맛엔 그만큼 약점도 있단 甚美惡亦稱
옛 말씀 참으로 명언이로다 此言誠可嘉
1038년 梅堯臣 建德縣(절강성 건덕시)에서 임기를 마쳤다. 당시 范仲淹(989~1052)는 饒州(강서성 경덕진시 波陽县)를 다스리고 있었다. 이들은 廬山을 유람하기로 하고 범중엄의 객사에 모였는데, 그중 한 사람이 입에서 침이 튀도록 복어 맛을 예찬했다. 이 시는 거기에서 촉발되어 지어진 것이다.
한유(768~824)는 819년 정월 광동성 潮州에 좌천되었다. 장안을 출발하여 藍田關을 지날 때 큰 눈이 내렸다. 그의 가족들도 경성에서 쫓겨났으며 12살 딸아이가 도중 병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一封朝奏九重天, 夕貶潮陽路八千. … 雲橫秦嶺家何在, 雪擁藍關馬不前.” 「初南食飴元十八協律」에 뱀에게서 받은 인상을 담았다. 유종원(773~819)은 815년 柳州(광서성) 자사로 부임하였다. 유종원이 두꺼비 고기를 먹었다는 내용은 한유의 「答柳柳州食蝦蟆」에 담겨 있다. 유종원의 원 시는 문집에 없다. 『춘추좌전』 昭公 28년 조에 “甚美必有甚惡.”란 구절이 있다.
구양수(1007~1072)의 『六一詩話』에 이 시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시의 앞 네 구절을 소개하고는, “복어는 늦봄에 올라온다. 떼 지어 헤엄치면서 버들개지를 먹고 살이 오른다. 남방 사람들은 갈대 싹과 함께 국을 끓이면 맛이 기막히다고 한다. 그러니 시를 아는 사람은 두 구절을 破題하면 복어의 좋은 점을 다 말했다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