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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이야기

검하객 2017. 6. 16. 00:16

  복어를 맛본 적도 없으면서 복어에 대한 시를 올린다. 복어를 제대로 보기 전에 복어에 대한 시를 지으면 더 재밌겠다.

 

饒州 知府 范仲淹이 마련한 자리에서 복어 이야기를 꺼낸 손님이 있어 范饒州坐中客語食河豚魚

梅堯臣 (1002~1060)

 

 

봄 물가에 갈대 잎 돋아나오고      春洲生荻芽

강둑엔 버들개지 흩날리누나        春岸飛楊花

이맘때쯤 복어가 올라오는데        河豚當是時

비싸기 다른 어류 택도 없다네      貴不數魚蝦

생긴 것 너무나도 망측스럽고       其狀已可怪

거기에 맹독까지 품고 있어라       其毒亦莫加

부른 배는 마치 큰 돼지와 같고     忿腹若封豕

불거진 눈 개구리와 판박이라네    怒目猶吳蛙

요리할 때 자칫 실수를 하면         庖煎苟失所

목 안에 들어가 칼날이 된다         入喉爲鏌鋣

이처럼 사람 몸을 해치는데도       若此喪軀體

왜 굳이 기를 쓰고 먹으려는지     何須資齒牙

남방 땅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持問南方人

약속이나 한 듯이 입을 맞추어      黨謢複矜誇

황홀한 그 맛만 떠들어대고          皆言美無度

몸 굳어 죽는 일엔 입을 닫는다     誰謂死如麻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어     我語不能屈

곰곰이 생각하나 탄식만 난다       自思空咄嗟

한유는 조양 땅에 좌천돼 와서      退之來潮陽

철망 속 뱀 고기 꺼렸지마는         始憚餐籠蛇

유종원 유주 고을 유배 시절에      子厚居柳州

두꺼비 고기도 달게 먹었지          而甘食蝦蟆

뱀이나 두꺼비나 징그럽지만        二物雖可憎

목숨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네       性命無舛差

복어 맛 견줄 데 없이 뛰어나지만  斯味曾不比

무한한 재앙을 감추고 있네          中藏禍無涯

좋은 맛엔 그만큼 약점도 있단     甚美惡亦稱

옛 말씀 참으로 명언이로다          此言誠可嘉

 

1038梅堯臣 建德縣(절강성 건덕시)에서 임기를 마쳤다. 당시 范仲淹(989~1052)饒州(강서성 경덕진시 波陽县)를 다스리고 있었다. 이들은 廬山을 유람하기로 하고 범중엄의 객사에 모였는데, 그중 한 사람이 입에서 침이 튀도록 복어 맛을 예찬했다. 이 시는 거기에서 촉발되어 지어진 것이다.

한유(768~824)819년 정월 광동성 潮州에 좌천되었다. 장안을 출발하여 藍田關을 지날 때 큰 눈이 내렸다. 그의 가족들도 경성에서 쫓겨났으며 12살 딸아이가 도중 병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一封朝奏九重天, 夕貶潮陽路八千. 雲橫秦嶺家何在, 雪擁藍關馬不前.” 初南食飴元十八協律에 뱀에게서 받은 인상을 담았다. 유종원(773~819)815柳州(광서성) 자사로 부임하였다. 유종원이 두꺼비 고기를 먹었다는 내용은 한유의 答柳柳州食蝦蟆에 담겨 있다. 유종원의 원 시는 문집에 없다. 춘추좌전昭公 28년 조에 甚美必有甚惡.”란 구절이 있다.

구양수(1007~1072)六一詩話에 이 시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시의 앞 네 구절을 소개하고는, “복어는 늦봄에 올라온다. 떼 지어 헤엄치면서 버들개지를 먹고 살이 오른다. 남방 사람들은 갈대 싹과 함께 국을 끓이면 맛이 기막히다고 한다. 그러니 시를 아는 사람은 두 구절을 破題하면 복어의 좋은 점을 다 말했다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