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이제나 난 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 영화관에 가서 보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식스 센스>, 1999년에 나와 꽤 회제가 되었고 지금껏 명성이 식지 않고 있는 작품이다. 난 식구 중 누군가 볼 때 곁눈질로 보았고, 마지막 장면의 반전만 또렷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며칠 전 움이 이 영화를 보고 있기에 옆에서 거들다가 먼저 잠자리로 들어갔다. 오늘 저녁 마침 한가롭기에 혼자 느긋하게 영화를 보았다.
우선 슬펐다. 마지막에 주인공 말콤이 아내 옆에 앉아 이별의 인사를 할 때, 눈물을 애써 거둬야 했다. 힝 ~
말콤은 유능한 아동심리학자이자 의사였지만, 옛날 자신이 제대로 들어주지 않은 환자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는다. 소년 콜 시어는 수시로 끔찍한 모습을 한 채 나타나는 죽은자들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말콤은 예전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소년에게 죽은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라고 권한다. 그들은 도움이 필요해서 나타나는 것이라며. 소년이 그대로 하자 귀신들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마음을 기울여 잘 들어주는 것은 때로 최고의 의술이다.
이 영화는 아주 오래된 귀신 이야기의 전통속에 있으며, 유령담 또는 일종의 傳奇이다. 하지만 매우 세련되고 신선하다. 감상성이 농후하지만 갑갑하지 않을 정도로 과학적이다. 조금 슬프면서 유쾌하고, 인간의 내면 깊은 곳을 그려내면서도 발랄한 귀신 이야기를 지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따라하고 싶은 충동, 이건 감동의 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