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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육의 3대 주제, 성 - 정치 - 생태

검하객 2020. 3. 5. 12:42


  채널을 돌리다가 JTBC의 <차이나는 클래스>에서 잠시 멈추었다. 강사는 김누리 교수, 주제는 독일의 교육이었다. 명쾌하고 정확하다. 한국 교육의 본질이 '경쟁'임에 반해, 독일의 그것은 '연대'이다. 내면화된 경쟁은 지배계층이 만들어낸, 그래서 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되는 이데올로기이다. 맞다. 경쟁과 승리는 어느덧 한국사회에서 신화처럼 만연되었는데, 그 기원을 따지면 수구 득권 계층이다. (주류 언론, 부유층, 그리고 무뇌정당, 공산당을 악마로 취급하는 종교 집단 등) 만한 힘이 있다면 난 그들에게 저주를 퍼부을 것이다. 힘이 없으니 조금씩 조금씩 의식과 제도의 개선을 위해 노력할 뿐이다. 독일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성, 정치, 생태 세 가지란다. 첫째, 육의 본지은 불필요한 죄의식을 심어주지 말자는 것이요, 하여 권력에 비굴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란다. 아울러 성은 생명, 인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무한책임을 심어주기 위해서란다. 훌륭하다. 둘째, 정치 교육의 본질은 의심과 비판이란다. 독일은 히틀러에 대한 감성적 추종으로 세계 인류에 씻기 어려운 피해를 주었으며, 이로 인해 어떤 제도나 사상도 완벽할 수 없고 수많은 문제점을 지닐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의심하고 질문하고 비판하는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란다. 또한 훌륭하다. 셋째, 생태 교육, 이를테면 환경 교육이다. 우리의 일상적 경제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교육인데, 이론 인해 독일 청소년들 중에는 소비와 여행(비행기 타기)에 죄책감을 갖는 아이들이 많단다. 아름답다! 소심하거나 인색한 게 아니라, 생태에 끼치는 피해 때문에 소비와 여행에 매우 소극적인 나 자신도 새로 발견했다. 여기에 반해 한국의 교육의 목표는 입시이고, 입시에서 점수 비중이 제일 높은 건 국영수이기 때문에, 이 세 과목이 제일 중요하다. 몹시 슬프다! 독일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자격 시험을 통과하면 언제든 원하는 대학 학과에 진학할 수 있다고 한다. (일부 학과 정원 제한 있는데, 놀랍게도 문과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학과는 독일어문학과라고 한다!) 그래, 대학은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만 가면 된다. 한국의 정치사에서 교육 개혁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고, 입시가 있는 한 교육 개혁은 공염불이며, 개혁이 아니라 혁명적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실현 가능한 방안 중의 하나는 국공립대학의 네트워킹화란다. 동의한다. 한국 교육은 근본부터 뒤집어져야 한다. 그는 기득권 세력의 엄청난 저항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은 가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과 승리의 신화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게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