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 '파행(跛行)'이라는 단어를 써왔는데, 그 원의를 정확하게 찾아본 적은 없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에는 이런 사례가 얼마나 많은가! 가끔 내가 부지불식중에 저지르는 실수나 폭력을 생각하면 심장에 식은땀이 난다. '跛'는 다리에 문제가 있어 절룩거리며 걷는 것을 뜻한다. '파행' 자체가 절룩거리며 가다, 이런 의미이다. 우리 일상에서는 '파행적으로'라는 부사어로 많이 사용되는데, 대개는 '비정상'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불법이나 편법, 또는 일회적, 임시방편 정도의 뜻도 지닌다. 고전번역원에서 용례를 찾아보니 그 숫자는 얼마 되지 않으며, 뜻도 원래 그대로 절룩거리며 걷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단어의 의미가 확장된 것은 근대 이후일 터인데, 그 경로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