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국적이 헝가리라는 이유만으로 케르테스 임레(Kertész Imre, 1929~2016)의 소설 《운명 (Sorstalanság)》(1975)를 사서 읽었다. 엊그제 '문학의 형식' 때문에 루카치 죄르지(Lukács György, 1885~1971)가 떠올라 찾아보니, 이런 그도 헝가리 사람이었다. 난 여전히 그를 독일 사람 게오르그 루카치로만 알고 있었다. 그가 헝가리 사람이니 무조건 다시 사랑하기로 했다. 저녁에 TV 채널을 돌리는데 EBS 세계테마기행도 마침 헝가리 편을 방영하고 있었다. 이 즈음 헝가리를 만난 건 운명이다. 《운명 (Sorstalanság)》은 16세 소년이 어느 날 출근길에 잡혀가 강제수용소에서 1년을 보낸 뒤 부다페스트로 돌아오기까지의 이야기이다. 그가 있던 곳이 부헨발트(소설에서는 부헨펠트) 강제수용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