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一奇書序
『금병매』는 鳳洲의 문인이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鳳洲의 작품이라고도 한다. 빛나고 아득한 100회 안에는 가는 바늘로 곱게 떠간 선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망양의 탄식을 하게 한다. 이제 장죽파의 이 평비를 거치게 되면, 작자가 만든 금침의 정교한 바느질은 물론 기름진 맛과 짙은 향이 여우가 秦鏡에 잡히고 물소의 뿔을 태워 비추자 강물 안에 환히 보였듯 남김없이 본 모습이 드러날 것이니, 이 글이 廣豔異編을 지은 그 솜씨에서 나왔거나 아니면 鳳洲의 작품이 틀림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 뒤에는, 廣豔異編은 음란한 이야기지만 그 신이함 때문에 염정이 드러나지 않았고, 금병매는 염정의 이야기지만 신이한 사적이 아니기에 사람들이 음란성만을 지각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거울을 걸고 물소뿔을 태워, 雪月風花, 瓶罄篦梳, 陳莖落葉 등 여러 정령 외물들이 빛과 모습을 꾸며 수백년 동안 세상을 속여온 것들로 하여금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하고, 봉접이 이름을 남기고 행매가 빛깔을 다투게 하였으니 죽파가 벽안의 달마대사라도 되는 것인가! 옛날 弄珠客은 사람들에게서 연민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일어나게 했거니와, 이제 독자들이 서문경 등 각색 幻物들의 弄影行間을 본다면 연민하고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마도 반금련을 헌신짝처럼 볼 것이다. 작자만 기뻐하며 사례할 일이 아니거니, 이제 천하는 금병매를 잃은 대신 새 廣豔異編을 얻게 되었으니 이 어찌 크게 기이한 일이 아니랴!
金瓶一書, 傳爲鳳洲門人之作也, 或云即鳳洲手. 然麗麗洋洋一百回內, 其細針密線, 每令觀者望洋而歎. 今經張子竹坡一批, 不特照出作者金針之細, 兼使其粉膩香濃, 皆如狐窮秦鏡, 怪窘溫犀, 無不洞鑒原形, 的是渾豔異舊手而出之者, 信乎爲鳳洲作無疑也. 然後知豔異亦淫, 以其異而不顯其豔;金瓶亦豔, 以其不異則止覺其淫. 故懸鑒燃犀, 遂使雪月風花, 瓶罄篦梳, 陳莖落葉諸精靈等物, 妝嬌逞態, 以欺世於數百年間, 一旦潛形無地, 蜂蝶留名, 杏梅爭色, 竹坡其碧眼胡乎! 向弄珠客教人生憐憫畏懼心, 今後看官睹西門慶等各色幻物, 弄影行間, 能不憐憫, 能不畏懼乎? 其視金蓮當作敝履觀矣. 不特作者解頤而謝覺, 今天下失一金瓶梅, 添一豔異編, 豈不大奇!
時康熙歲次乙亥(1695)清明中浣, 秦中覺天者謝頤題於皋鶴堂.
張竹坡(1670~1698). 이름은 道深, 字는 自德, 號는 竹坡. 徐州 사람. 시집으로 『十一草』가 있으며, 『東遊記』와 『幽夢影』에 평점을 했다. 1695년 『皋鶴堂批評第一奇書金瓶梅』를 간행했다.
이덕수(1673~1744)
조귀명(1693~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