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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와 선예

검하객 2022. 9. 3. 11:43

  우연히 포털에서 <선예 "이혼한 부모님의 불행, 혼전임신된 내 탓 같았다"> 제목을 보고 클릭하여 기사를 읽었다. 처음엔 선예가 혼전임신했다는 걸로 이해했는데, 다시 보니 그가 혼전 임신으로 태어났다는 얘기였다. 

 

  "(걸그룹 원더걸스의 일원이었던 ) 선예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같이 살지 못했던 것부터 내 탓 같았고, 이혼한 부모님이 불행하게 결혼한 것조차 혼전 임신된 자신 때문 같았다고 털어놓는다." 

 

  이 말은 즉각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송동준 옮김, 민음사, 1992)의 테레사를 떠올렸다. 그녀는 엄마의 피임 실패로 태어난, 초대받지 않은 이방인이었다.  

 

  "피임 실패로 아홉 번째 구혼자와 결혼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 그 엄마의 가출과 아버지의 죽음. 그녀의 말에 순종했고 그녀로부터 떠나갈 수 없는 유일한 인간, 모든 남자들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인질, 그것은 테레사였다." (60)

 

  "어머니는 테레사에게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모든 것을 희생시키는 것임을 끊임없이 설명해 주었다. 그녀 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그녀의 말은 자기 아이 때문에 모든 것을 상실하고 만 한 여인의 경험을 표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테레사는 귀담아 듣고 믿었다. 인생에서 가장 값진 가치는 어머니가 되는 것이며, 어머니가 되는 것은 크나큰 희생이라고 믿었다. 어머니가 되는 것이 하나의 희생이라면, 딸의 운명은 결코 속죄될 수 없는 하나의 인 것이다." (60,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