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알아서 슬퍼한다.
내 이웃, 내 친지의 죽임이고, 나나 내 가족이 겪을 수도 있었던 일이다.
또 내게 언제 닥칠지 모를 일 아닌가.
보통 사람의 마음을 지녔다면, 어찌 슬프지 않을까!
또 어찌 두렵지 않으랴!
그 기간도 국민들이 알아서 정한다.
슬픔이 일면 10년이고 100년이고 슬퍼하고, 슬픔이 다하면 그칠 것이다.
잊을 일이면 잊을 것이요, 그렇지 못한 일이라면 천 년 만 년 기억할 것이다.
역사가 있고, 정치의 책무가 있는 이유이다.
국민의 슬픔도 국가가 지도하고, 그 기간도 국가가 정하는 건,
군국 일제시대, 군사 독재 시절이나 하던 짓이다.
왜 걸핏하면 국민, 국가를 내세우나.
그들이 지금 할 수 있는 건 말없이 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런 뒤 무릎 꿇고 사죄하는 것뿐이다.
국민들이 물러나라 하면 물러날 것이요, 죽으라 하면 죽을 것이다.
그런 각오도 없이 이 위대한 배의 키를 잡고, 사람들 앞에 나섰단 말인가!
내가 국민이고, 우리가 국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