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聞

어긋나는 인연, 엇갈리는 운명 (건축학개론)

검하객 2013. 4. 26. 23:34

  시험 결과 때문에 우울한 아들과 일부러라도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영화를 선택했다. <건축학개론> 호오, 내가 본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다. CD와 레코드판의 어긋남처럼, 첫사랑 두 남녀의 운명이 어긋났다. 돌이킬 수도, 다시 맞출 수도 없는 어긋남. 아들과 엄마의 마음도 어긋난다, 틀린 철자 geuss가 박힌 티셔츠처럼. 삶은 이런 어긋남의 연속이다. 안타까워도, 후회해도, 발버둥처도 맞출 수가 없다. (로맹가리의 <벽>) 다움은 아들이 버린 셔츠를 입고 있는 늙은 어머니의 모습에서 주체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 녀석은 눈물을 흘릴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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