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장발장의 임종을 지키다

검하객 2015. 9. 16. 20:11

  마리우스에게 모든 걸 털어놓은 장발장은, 함께 살자는 코제트의 간청을 뿌리치고 돌아외만 이내 모든 기력이 빠져 죽어간다. 장발장을 파렴치한 도저그로 오해한 마리우스는 일부러 장발장을 멀리한다. 장발장이 마지막 힘을 다해 코제트에게 편지를 쓰던 저녁, 마리우스는 자신을 찾아온 테나르디에의 말을 듣고 숨겨져 있던 진실을 알게 된다. 샹브르리 거리 바리게이트에서 부상당한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 장발장이라는 사실도.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급히 파리의 옴므 아르메 거리 7번지로 장발장을 찾아가고, 장발장은 그들의 품 안에서 죽어간다. 죽기 직전 장발장은 코제트에게 말한다. "이제 네게 네 어머니 이름을 말해 줄 때가 왔다. 네 어머니 이름은 팡틴이다. 팡티니라는 그 이름을 기억해 두어라. 네가 그 이름을 입 밖에 낼 때마다 무릎을 꿇어라. 그분은 무척 고생하셨다. 너를 무척 사랑하셨다. 네가 행복 속에서 겪고 있는 모든 것을 그분은 불행 속에서 겪으셨다." 소설 안에서는 33년 늦봄 어느날의 일인데, 내 앞에서 장발장이 운명한 시각은 2015년 9월 16일 오후 5시 43분이다. 불쌍하지만 거룩한, 사회 밑바닥의 죄인이었지만 영혼과 행적은 숭고한 이었던 장발장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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