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와 있게 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곽재구의 시집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열림원)가 눈에 띄기에 무심하게 펼쳐보았다. 모두 그저그랬는 딱 한 편이 마음을 끌었다. 아래는 모두 네 연 중 앞의 두 연이다. 굳이 맞추거나 억지로 하나로 만들지 않고, 눈길 가고 마음 흐르는대로 서로 딴말 하는 풍경이 괜찮다.
얼음 풀린 봄 강물 - 섬진마을에서
당신이
물안개를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냥
밥 짓는 연기가 좋다고
대답했지요.
당신이
산당화꽃이 곱다고 얘기했을 때
나는 수선화꽃이 그립다고
딴말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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