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우미영과 다시 수분하를 찾았다. 가는 길의 좌석은 침대칸이었다. 옆 자리의 오누이로 보이는 젊은 남녀, 앞 대각선에는 자매가 앉았다. 우리 앞 자리의 노년의 두 남성은 기차가 출발하자마자 옆 간이의자로 옮겼다. 해바라기씨와 매실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할 분위기는 마련되었지만, 우미영과 함께여서 말을 아꼈다. 도착하자마자 표를 예매했다. 일반칸이라서 다행. 우리 앞에는 목단강대 財會 전공 1학년 여학생 李佳男, 수분하의 철로회사에서 일하는 30살의 李長杰, 그리고 통로 옆 칸에는 하얼빈으로 가는 젊은 부부가 5,6살 남자 아이를 데리고 앉았다. 이장걸이 맥주 한 박스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 위에 얹혀진 '바나나맛 우유'가 부기된 우유 때문에 대화가 시작되었다. 이장걸, 이 친구 보통 활달한 게 아니다. 그리고 통로 옆의 아이 엄마도, 작은 체구에 성격이 시원시원했다. 하여 목단강에 오는 1시간 동안 우리는 기차를 전세낸 듯 웃고 떠들었다. 물론 중국어가 서툰 이 친구들이 나를 두고 웃은 게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東北全是好人." 이장걸의 말이다. 이장걸은 내게 술을 한잔 사겠다고 큰소리치기에, 내가 보통 먹고 마시는 게 아닌데도 괜찮느냐 물었더니, 또한 호언장담이다. 두 사람의 전화번호를 받았다. 우리 부부와 이가남은 같은 방향이라 택시를 함께 타기로 했다. 이장걸은 우리에게 목단강에서는 정말 보기 드문 조용한 아줌마 기사 택시를 잡아주고 떠났다. 조만간 목단강에서 만난 친구들을 한 자리에 모아 맛있는 저녁을 먹을 것이다. 기차역에서 一路平安을 축원하고 헤어진 젊은 부부의 연락처를 받아놓지 못한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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