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습의 宕遊關西 (1468)

김시습의 어부

검하객 2018. 3. 28. 16:49

 

  24살 청년 김시습의 내면에 벌써 漁父의 심상이 생긴 것이 의외다.

 

漁父

 

江波日暮碧鱗起

遠浦咿啞聲不已  

 

大兒江口販鮮回 早起腥風滿城市, 郎從海口販鮮回 (연방루기, 동오죽지곡)

小兒沿渚釣鱨鯉 동자개(빠가사리)와 잉어

生涯一竿與扁舟

寒盟只是雙雙鷗

相親相狎已數年

不識人間今古愁

 

去歲官家漁稅討

挈家遠入碧海島

今年里胥來催科 催收租税, 租税有科条法规, 故称

賣家買艇依寒藻

 

長伴江波與明月

蒻笠蓑衣年已老

羊裘飄零黃葦滸

短篷敗盡寒江雨

老妻入城市春醪

一樽半醉鳴柔櫓

 

雲隨帆影不見人

款乃一聲歸別浦 별포관내성으로 끝난다

 

   먼 포구의 배 삐걱이는 소리로 시상을 열고, 별포로 돌아가는 사공의 노젓는 소리로 시상을 닫았다. 시간은 저녁이다. 그 안의 16구는 시인의 눈에 포착된, 아니면 알게 된, 아니면 상상된 어부의 삶이다. 3~8구에서 대아와 소아는 어부의 두 아들이겠다. 어부는 벌써 여러 해째 갈매기와 어울려, 인간 세상의 시름을 잊고 살아간다. 그런데 이는 9~12구의 내용과 서로 어긋난다. 9,12구에 그려진 인물은 작년 올해 세금 독촉에 쫓겨다니는 고단한 처지에 있다. 13~18구에 흐르는 시간은 외려 3~8의 그것과 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간이 더 흘러 있다. 이 부분의 시간은 老, 飄零, 敗盡, 老妻 등으로 표현된다. 전반적으로 늙고 낡고 바래 있다. 이 상태에서 시상이 닫힌다. 처음과 마지막 두 구절은 시인(또는 화자)의 시선과 청각이다. 그 안의 어부가 동일 인물이라면 각 부분에 흐르는 시간이 다르고, 그것이 아니라면 다른 어부를 그린 것이 된다. 아니면 그것이 시인의 내면에서 뒤섞인 것인가? 가운데 네 구절의 쫓겨다니는 어부를 시인 마음의 알레고리로 볼 수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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