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풍경 7, 시, 불전에 향을 사르는 일

검하객 2018. 10. 31. 12:37


  신에게 사람들이 평소 먹는 아무 음식이나 올릴 수 없으니, 무언가 특별한 걸 마련해야 한다. 사람들이 생각해낸 건 먼저 향과 술이고, 춤과 노래이다. 그(것)에 대한 특별한 나의 마음을 진부하고 상투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 그래서 향과 술을 준비하듯 특별한 언어를 준비한다. 시란 그런 것이다. 25일 저녁, 순의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 안이 약간의 흥분으로 술렁거렸다. 저녁의 흥취가 다 스러지지 않은 탓이다. 마이크를 잡았다. "山中對酌山花開, 一杯一杯復一杯. 我醉欲眠君且去, 明朝有意抱琴來." 나는 취해 자려하니 그대도 돌아가게, 내일 아침 생각나면 거문고 안고 오게! "마치 1400년 전에 이백이 이날 이 자리를 위해 미리 마련해둔 시와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