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인간의 솜씨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귀신이나 부릴 수 있는 기술을 두고 '신기에 가깝다!', '~의 귀재'라고 한다. 홍명희의 "林巨正"에는 각각 활과 표창과 돌팔매의 귀재인 이봉학, 박유복, 배돌석이 나온다. 예를 들면 이봉학은 몸이 아플 때 방에서 작은 화살을 만들어 파리를 쏘며 솜씨를 익혔으며, 병이 나은 뒤에는 명궁이 되는데 그 솜씨가 귀신에 가까운 수준이다. 예전에는 소설을 읽으면서도 허구적 과장 정도로만 치부하고 넘어갔다. 엊그제 TV 프로 <세상에 이런 일이>를 보는데, 새총의 명수가 나왔다. 그 솜씨가 어느 정도냐 하면 30m 밖에서 모로 세워놓은 명함을 맞춰 쓰러뜨리는 정도이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명함 던지기의 고수가 출연했던 기억이 난다. 두 손가락으로 명함을 던져 목표물을 맞추는데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이다. 이봉학이나 박유복은 전혀 과장된 인물이 아닌 셈이다. 나는 세상 모든 걸 '나'를 기준으로 쉽게 판단하고 단정 짓는 버릇이 있다. 내 기준대로라면 세상에는 지극히 평범한, 그만그만한 사람들 밖에는 없는 것이다. 이런 습관은 상상력을 울타리 안에 가두는 결과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