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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음 이덕형 집터

검하객 2020. 3. 24. 19:43

 

마을 가게에서 "여기서도 수종사 오르는 길이 있나요?" 묻자, 젊은 여주인은"여기가 원조예요."라고 대답한다. 왠지 그 대답이 좋았다. "이제 올라가시게요?" 시계는 오후 4시 밤을 가리키고 있었다. "부지런히 다녀오면 되지요." "하긴 ---" 맑은 느낌에 감겨 문을 나섰다. 수종사에 오를 때마다 길이 왜 이 모양일까 고개을 갸웃거렸는데, 오랜 의문이 한 순간에 풀렸다. 마을 끝자락, 수종사 길 초입에 한음 선생의 집터가 있다. 며칠만에 수종사를 다시 찾은 건 이 집터를 서성거려보고 싶었기 때눈이다. 선생의 집터로 하여 절집에 올랐는데, 이로써 오랜 결핍이 채워졌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두 선생 이덕형과 최명길, 잊고 있던 숙제도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