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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흔적도

검하객 2020. 12. 9. 23:17

무제

 

모과꽃 작은 몽오리가

바위 같은 포부를 천명하고

다시 또 소쩍새 울음으로

밤하늘에 실금이 그어지더니

어제는 미주 한 동이에

허튼 말 나비들을

유채밭으로 날려보냈다

콩나물국 한 그릇으로

힘겹게 해장을 하고 났더니

아카시아꽃 최루가스 향이

벌써 코끝에 어른거린다

어제 새로 산 배추밭 같은

노트를 펼쳐

애벌레를

한 마리

한 마리

 

역시 봄날이겠다, 100만 년 전의 일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