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漁娘의 딸 (르 귄)

검하객 2022. 9. 28. 00:58

  르 귄은 여성의 글쓰기를 말하며 두 여성 작가 소설의 한 장면씩을 인용한다. 하나는 Margaret Drabble의 The Millstone의 한 장면이다. 젊은 학자이자 프리랜서 작가인 로자먼드에겐 8개월 정도 된 아기 옥타비아가 있다. 둘은 소설을 쓰는 친구 리디아와 같이 산다. 로자먼드는 서평을 쓰다가 옥타비아가 작게 내는 기분 좋은 소리를 들었다. 놀라 가보니 딸이 리디아의 원고를 찢고 구기고 씹어먹고 있다. 르 귄은 아기가 원고를 먹는다는 이 설정에 특별히 주목했다. 

 

,  다른 하나는 울프의 Professions for Women 초고의 아래 장면이다.  

 

  나는 그녀를 어부처럼 호숫가에 앉아서 물 위에 낚시대를 드리우고 명상하는 자세로 그린다. 그래, 그런 모습으로 상상한다. 그녀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추론하고 있지도 않았다. 플롯을 구상하고 있지도 않았다. 가늘지만 꼭 필요한 이성의 실 한 가닥을 들고 앉아서 의식의 심연으로 상상력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I figure her really in an attitude of contemplation, like a fisherwoman, sitting on the bank of a lake with her fishing rod held over its water. Yes that is how I see her. She was not thinking ; she was not reasoning ; she was not constructing a plot ; she was not letting her imagination dawn into the depths of her consciousness while sat above holding on by a thin but quite necessary thread of reason.

 

  그리고 이 어낭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다섯 살 딸이 놀고 있다고 상상한다. 이어 어낭이 심연 속으로 달아나는 상상력을 수면으로 끌어당기고, 상상력이 격분한 상태로 떠올라 울부짖는 장면을 상상한다. 르 귄은 화제를 돌려 한참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에 다시 그 호숫가로 돌아간다. 상상력은 여전히 화가 나있다. 몸을 말리다가 블라우스 단추를 채우고는 딸 옆으로 다가가 대화한다. 르 귄은 에세이도 서사로 쓴다. 

 

  상상력 ; "책 좋아하니?"

  딸 ; "아, 그럼요. 아기 때는 책을 먹곤 했지만, 이제는 읽을 수 있어요. 비어트릭스 포터 시리즈도 다 직접 읽을 수 있고, 어른이 되면 엄마처럼 책을 쓸 거예요." 

  상상력 ; "너도 조 마치나 시어도라처럼 자식들이 다 크길 기다릴 거니?"

  딸 ; "글쎄요, 아닐 것 같아요. 그냥 바로 쓸 거예요."

     ------

  상상력 ; "--- 작가에게 꼭 있어야 하는 한 가지는 연필과 종이야. 그거면 충분해. 그 연필에 대한 책임은 오직 작가 본인에게만 있고, 그 종이에 쓰는 내용도 오직 작가 본인 책임이라는 점만 알면 돼. 다시 말해서, 자신이 자유롭다는 것만 알면 돼. 완전한 자유는 아니지. 결코 완전한 자유는 아니야. 아주 부분적인 자유겠지. 이번 한 번만, 글 쓰는 여자가 되어 정신의 호수에 낚싯줄을 드리우는 이 짧은 순간만일지도 몰라. 하지만 이 순간만은 책임이 있고, 이 순간만은 자주적이고, 이 순간만은 자유로워."

  딸 ; 이모, 이제 같이 낚시하러 갈 수 있어요?"

 

   어낭은 스코우이고, 울프이고, 올코트이며 르 귄이다. 이들은 모두 아이의 어머니이다. 어낭이 끌어올린 상상력은 아이의 이모이다. 어릴 적  원고를 씹어먹던 아이는 이제 글을 읽는다. 이모는 조카에게 글쓰기에 대해 말해준다. 딸은 이모와 함께, 엄마가 하던 낚시를 하러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