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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분노

검하객 2023. 7. 12. 22:54

아낙네들은 남자들을 쳐다보았다. 마지막 파국이 왔는지 어쩐지를 알아보려는 듯이 남자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말없이 지켜보기만 했다. 남자들끼리만 몇이 모여있는 곳을 보면, 그들의 얼굴에서 공포는 사라지고 그 대신 분노가 타오르고 있었다. 그러면 여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만하면 아직 파국까지는 오지 않았고 어쩌면 잘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포가 분노로 변할 수 있는 한 파국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노의 포도 (전형기 역, 범우사), 29장 55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