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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충만, 또는 부재가 낳는 기억

검하객 2023. 9. 6. 16:27

 인문대와 사회대 사이에 있던 그네 모양의 의자가 철거된 지 몇 달 지났다. 

 그 자리에 같은 의자를 놓을 계획이 없나보다. 

 있을 땐 무심코 지났는데, 의자가 사라지니 지날 때마다 한 순간 마음 붙인 시가 생각난다.

 부재가 낳는 기억인가!

 

  나비의 點閑

 

  사회대 153 강의실과

   인문관 410호 연구실 

   사이

   합목적성의 탈의

   나는 풍경의 일부가 되고

   풍경은 나의 전부가 되는

   시간은 저 밖으로 흐르고

   저기 한강도 멈춰서 있는 

   역장 혼자 졸고 있는

   기와 얹은 간이역

   허무니 희망 같은

   허환이 이르지 않는 

   산수유나무의 간지러움만 감지되는

   그네 모양 나무의자 

   옆 자리는 비어 있어

   외려 충만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