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가 충분하진 않지만 더이상 글쓰기를 미룰 수 없는 시점이 오면 용기를 내야 한다. 첫 문장 첫 단락을 쓰고 머리말이 다 되면 안도의 헌숨을 쉰다. 며칠 원고를 매만지다보면 터널 속임을 깨닫는다. 이젠 퇴로도, 옆길도 없고 묵을 곳도 없다. 온힘을 다해 터널을 빠져나가야 한다. 그런 데 이게 만만치 않다. 모르거나 정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속출하기 때문이디. 멈추고 다시 찾아보고 생각하고 정리해야 한다. 쓰기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터널 중간에 이르지 않았으면 끝까지 몰랐을 것이다. 쓰지 않으면 알 수 없고, 쓰다 보면 알게 된다. 이 터널만 벗어나면 다신 터널에 들 일을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