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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록 1

검하객 2024. 10. 23. 23:34

남도 길 짐을 싸니 흥 먼저 집 나선다
아이야 너만 가면 이 몸은 어쩐다냐
아따 웬 잔말이 많소 어서 따라 오시요

화순에 닿고 보니 예 놀던 곳 여기로다
말투는 귀에 익고 풍물도 그대로니
옛 기억 찬찬 더듬어 유유자적 놀리라

218-1 버스 타고 능주 골 돌아가니
조정암 선생 유풍 온몸에 끼쳐온다
동소문 그날 이별이 엊그젠가 하노라

가을의 들을 질러 송석정 찾아보니
송석도 그대로요 풍류도 여전하네
이보다 거룩하기는 지켜내온 마음들

배 띄워 운주인가 구름 자 운주인가
난 대로 형형 부처 함께 하는 물물 부처
속객도 바위 아래서 부처님이 되는 곳

어둠이 비단마냥 바다를 덮고 나면
용강리 정류장은 등대 없는 섬이 되니
하늘의 모든 별빛이 어등 빛이 되는 곳

적벽을 가자스라 서둘라 나왔건민
버스를 타지 못해 옛길을 헤매도다
길 잃어 보는 새 세상 온몸으로 알괘라

야사에 도착하니 풍치가 수려하고
500살 나무님들 길손을 맞으시네
글 없는 기품의 역사 인심 풍속 알괘라

 

이서커뮤니티센터 안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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