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일요일 <명저의 고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영주 일대를 다녀왔다. 마침 전날 한문학회에서 낙동강 관련 발표를 듣기도 해서, 덕분에 경상도 지리 공부를 조금 했다. 경상도는 태백산맥 안에 갇혀 있는 형국이다. 경상도에서 서울에 가거나 반대의 경우 소백산맥을 넘지 않으면 안된다. 김천과 상주 사이엔 추풍령, 상주와 영동 사이엔 화령, 문경과 괴산 사이엔 조령 이화령, 그 북쪽의 계립령, 영주와 단양 사이에는 죽령이 있다. 소백산맥은 고구려와의 경계가 되었고, 지리산의 연봉이 백제와 천혜의 국경이 되었다. 그 안에서는 상주를 기점으로 낙동강이 7백리를 흘러 경상 좌도와 우도의 경계를 만든다. 지형상 폐쇄적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지도상으로만 보아도 산악이 많고 토양이 척박함을 알 수 있다. 남쪽은 조금 낫지만, 동해는 수심이 깊어 어업에 유래하지도 않았다. 물산이 풍요롭지 못했던 곳이다. 이곳 사람들의 기질이 드세고 강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1592년 소백산맥 몇몇 곳에 수비대를 두고, 수군을 모두 동원하여 보급로를 끊었다면 왜군은 독 안에 든 쥐 꼴이 되었을 것이나, 썩어 문드러진 조정이 무엇인들 제대로 했을까? 문득 아버지 대통령 각하를 연호하며 머리를 조아리는 오늘날의 현실이 그때와 다르지 않은 듯하여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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